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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와 최나연의 숨은 매력

[안성찬의 골프이야기]김연아와 최나연의 숨은 매력

등록 2012.12.10 10:17

수정 2012.12.26 08:57

안성찬

  기자

▲ 복귀전을 화려하게 신고한 김연아. ⓒ뉴스웨이
'그린 퀸'과 '아이스 링크의 퀸'.

최나연(25·SK텔레콤)과 김연아(22·고려대) 이야기다.

하루동안 가장 아름다운 우리의 국민 여동생이었다. 우승과 1등만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투혼(鬪魂)'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이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최나연은 대만에서, 김연아는 독일에서 승전보를 알렸다. 영하 10도를 오르 내리는 강추위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마음이 따듯해 졌을까.

박세리가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 우승은 당시 IMF 외환위기로 실의에 빠져있던 국민들에게 많은 위로와 희망을 주었던 것처럼 김연아와 최나연도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한 것이다.

◆날세운 김연아

특히 김연아의 복귀는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개월 만의 복귀전이다.

9일(현지시간) 김연아의 우승으로 끝난 독일 도르트문트 NRW트로피 대회. 그 자신이 선택한 피겨 인생 '제2막'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 이후 은퇴의 기로에서 장고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선수로 새출발을 선언했다.

결과는 퀸의 완벽한 부활이었다.

개인통산 4번째 200점대를 돌파하며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뒤 첫 승이다. 김연아는 올림픽 이후 출전한 2차례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속 2위를 했다.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전성기때의 기량을 보여준 김연아. 1년8개월만에 첫 출전한 대회에서 일본의 피겨스타 아사다 마오를 가볍게 제쳤다.

비록 무대가 B급 대회였지만 김연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력과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린 시절 은사인 신혜숙, 류종현 코치와 손을 잡았다.

외신들도 '김연아의 연기는 결점이 없었다. 완벽한 연기였다. 특유의 우아함으로 쇼트프로그램에서 72.27점으 기록했다'고 전했다.

김연아를 가까이서 본 것은 지난해 어린이날을 맞아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한국프로골프협회장)이 마련한 ‘E1 올 댓 스케이트 스프링 2012(All That Skate Spring 2012).

‘아이스 쇼 향연’이었다. 서울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진 스케이트 빅 이벤트였다.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팬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준 피겨 잔치였다. 이 쇼에서도 김연아는 멋진 모습을 연출하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번 그가 펼친 수준 높은 기술과 연기를 보면서 지난해 보여준 것과 또다른 수준높은 연기에 역시 김연아의 무한 매력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 스윙윙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른 최나연. ⓒKLPGA 박준석 포토
◆송곳같은 아아언 샷 최나연

누구나 최나연이 우승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지만 힘겨운 싸움이었다.

어느 대회건 복병이 있게 마련. 대만의 스타 청야니가 부상으로 결장한 틈을 타 우승에 도전한 테레사 루. 최나연과 25세 동갑내기이자 같은 10월생이다.

악천후 속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013년 시즌 개막전. 대만의 타이베이 미라마르G&CC(파72·6303야드)에서 끝난 스윙윙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

대만에서 9일 어둠속에서 막을 내린 이 대회에서 최나연은 사실 쉽게 우승할 줄 알았다.

최나연은 올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에서 우승하는 등 시즌 2승에 통산 7승의 세계여자골프랭킹 2위로 자타 공인의 월드스타. 그러나 테레사 루는 일본과 미국에서 활약은 했지만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그럼에도 골프의 결과는 9회말 투아웃부터 반전이 되는 야구처럼 18번홀 장갑을 벗어봐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이유는 간단하다. 날씨였다. 강풍이 몰아치고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이런 경우 아마추어 골퍼들도 안다. 스코어를 지키기만 해도 이긴다. 파를 하려다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를 하기 일쑤다.

최나연도 그랬다. 2라운드를 마치고 공동 2위와는 2타차, 대만의 테레사 루와는 3타차.

최나연은 "최종일 이븐파만 쳐도 우승한다"고 했다.

그런데 예상은 빗나가기 시작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최나연은 짧은 퍼팅이 홀을 벗어나면서 결국 1타를 잃었다. 그러는 사이 테레사 루가 2타를 줄이며 동타를 만들었다.

최나연이 연장 2번째홀에서 버디를 챙겨 파에 그친 루를 누르긴 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경기였다.

"만일 졌다면 나 자신에게 크게 실망햇을 것이다. 대만의 청야니가 불참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밝힌 최나연. 겸손해 하지만 그의 기량은 역시 최고였다. 힘겨운 상황, 티샷과 세컨드 샷의 악조건속에서도 막판 중압감을 이겨내고 버디를 만들어내는 그의 기량은 탁월했다.


서로 다른 스포츠종목에서 멋진 가량을 선보이며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들을 '스포츠 퀸'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김연아가 클럽을 잡고, 최나연이 피겨 스케이팅을 했다면 세계 정상에 올랐을지 궁금하다.


뉴스웨이 안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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