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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號 릴레이 '4災 악몽'···미운털 박혔나?

롯데 신동빈號 릴레이 '4災 악몽'···미운털 박혔나?

등록 2013.02.05 17:54

수정 2013.02.07 12:52

정백현

  기자

정식재판 회부·세무조사 임박설·롯데월드 부실공사 의혹·경영실적 부진 '사면초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새해 들어 롯데그룹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장기 불황의 지속으로 주력 사업인 유통업의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 가운데,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사진)까지 정식 법원 재판에 회부되는 등 안팎에서 악재가 출몰하고 있다.

가장 큰 악재는 오너인 신 회장의 정식 재판 회부다. 신 회장은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동식 판사의 직권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회부 사유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다.

신 회장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유통업계 내 CEO 3명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판사 직권으로 국회 증언 불참 기업인을 정식 재판에 넘긴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당초 신 회장은 벌금 500만원을 내는 수준에서 국회 불참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 민주화 실천을 위해 재벌 봐주기 법조 문화를 타파해야 한다”고 주창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번 재판 회부로 신 회장은 직접 법정에 출석해 자신의 죄를 밝혀야 하는 처지가 됐다.

공판 결과에 따라 신 회장에게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현행 국회법에서는 국회 출석 통보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에 불참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 측은 “신 회장을 법정에 넘긴 것은 유죄와 무죄를 꼼꼼히 따지기 위한 일종의 절차”라고 말을 아꼈으나, 기업인을 대상으로 강경해진 판결을 내리는 최근의 판례를 감안하면 신 회장에게 가중처벌이 가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롯데그룹을 대상으로 한 전방위 세무조사 임박설도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국세청 안팎에서는 설 연휴 이후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특별 세무조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롯데에 대한 세무조사는 이명박 정부 5년간 롯데가 받은 온갖 특혜 의혹과 관련이 있다. 롯데는 현 정권의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2007년 말 46개사에 불과했던 롯데그룹의 계열사 수는 2011년 말 79개사로 크게 늘었다.

이와 더불어 롯데는 각종 이권을 다른 기업에 비해 손쉽게 따냈다.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 승인을 비롯해 맥주사업 진출, 롯데면세점의 AK글로벌 인수 승인 등이 이명박 정부 때 이뤄졌다.

여기에 부산 롯데타운 건설, 대전 롯데복합테마파크 건설, 제2경인고속도로 연결 민자고속도로 허가 등도 지난 5년간 롯데가 따낸 대표적 이권들이다. 롯데는 최근 신세계를 제치고 인천종합터미널을 통째로 삼키기도 했다.

정치권과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사정당국은 롯데그룹이 각종 이권을 취득하고 기업의 덩치를 불리는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와 법인세 탈루 문제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 의혹은 롯데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악재 중 하나다. 제2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1994년부터 추진해 온 장기 프로젝트였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8년 정부가 성남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바꿔주는 특혜를 얻은 끝에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타워 공사를 승인 받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김영삼 정부 때부터 무려 14년간 승인받지 못했던 사업을 이명박 정부 들어 단숨에 승인 받자 롯데와 정·관계 사이의 모종의 거래가 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최근에는 건물을 지탱하는 주요 기둥에서 균열이 발견되는 등 부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동빈 회장 취임 이후 그룹의 내실이 약해졌다는 논란은 신 회장의 경영 능력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다.

롯데그룹은 2011년 신 회장 취임 이후 공격적인 M&A로 외형적인 덩치 불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주력 계열사의 경영 실적이 부진에 빠져 ‘덩치만 큰 허약체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룹의 모체인 롯데제과는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23% 줄었고 롯데쇼핑 역시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실적이 2011년보다 18% 줄어드는 등 주력 계열사들의 내실이 급속하게 나빠지고 있다.

또한 신동빈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글로벌 사업은 손을 대는 일마다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2018년까지 아시아 톱10 글로벌 기업에 달성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롯데그룹이 그동안 무섭게 성장했지만 내실보다는 외형에만 치중한 성장을 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경영학 원서를 가까이 하는 신동빈 회장이 이론에는 박식하겠지만 실제 경영과 이론은 괴리감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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