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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나도 강 건너 불구경인 보험사

[기자수첩] 화재나도 강 건너 불구경인 보험사

등록 2013.02.21 07:00

최광호

  기자

 화재나도 강 건너 불구경인 보험사 기사의 사진

“우리 보험사는 하늘이 무너져도 사고 접수가 들어와야 나가봅니다”

19일자 ‘인사동 화재 계기, 주목받는 다중이용업소 화재보험’ 제하의 기사를 송고한 뒤 두 시간여가 지나 한 보험사 담당자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기사 내용 중에 인사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피해자가 “화재 사건 발생 이후 보험사로부터 연락이 없어 답답하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항의였다.

이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고가 나면 보험계약자가 보험사에 사고발생 접수를 해야 담당자가 나간다”고 했다. 따라서 보험계약에 적시된 절차상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먼저 연락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 항의의 요지였다.

기자는 기사 작성 전에 했던 피해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접수를 했는데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는 뉘앙스로 판단하기는 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이런 경우 피해자에게 다시 전화를 해 확인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전 재산과 같았을 점포를 잃고 황망해 하고 있을 가게주인에게 ‘별 중요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여러 번 전화한다는 것이 경우가 아닌 것 같아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은 잠시 접었다.

그런데 다시 곱씹어 생각해보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서울 한복판, 전통의 거리라 불리는 인사동에 불이 난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이 보험사의 그 많은 직원들은 하나같이 “피해자 중 우리 고객이 있으면 전화가 오겠지 뭐”하고 앉아 있었다는 얘기가 아닌가. 또 그 많은 관리자들 중 누구 하나도 사건 현장에 직원 한명 보내볼 생각을 못했단 말인가.

보험업계가 두 팔 걷고 홍보하는 것처럼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 힘이 되는 것이 보험이라면, 나아가 대한민국의 경제주체들이 위험에 대한 걱정을 덜고 생업 또는 사업에 매진할 수 있게 서포터가 되는 것이 보험의 역할이라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사건을 그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봐도 되는지 반문하고 싶다.

보험사들은 신문, 지상파와 케이블 등을 통해 대중에 대대적으로 강조하는 ‘훈훈한’ 광고처럼, 먼저 찾아가 자신들의 고객 중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는지 살피고 손을 잡아주는 그런 훈훈함을 보여줄 보험사로 이제라도 거듭나야 할 것이다.

최광호 기자 ho@

뉴스웨이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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