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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에서도 ‘정연주 효과’ 다시 한번“

“건설에서도 ‘정연주 효과’ 다시 한번“

등록 2013.11.18 14:21

민철

  기자

[CEO리포트]‘반전 연금술사’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

그룹 최장수 전문경영인 경영난 엔지니어링 맡아
6년새 매출 3.5배로 늘려 글로벌기업 성장 이끌어
건설부문 수장 취임 이후 해외수주 성공가도 질주
올해도 100억달러 돌파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은 삼성의 대표적인 공신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이 손 데는 사업들마다 극적인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내면서 ‘정연주 효과’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정 부회장이 지난 2009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에서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기자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하락한 반면 삼성물산 주가가 4%포인트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시장에서도 정 부회장에 거는 기대감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삼성이 거는 기대도 크다. 지난 2003년부터 6년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경영위기에 처한 이 회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사로 변모시켰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이 삼성그룹 CEO(최고경영자)가운데 재임기간이 가장 긴 인물로 꼽힌 것도 이를 잘 대변해 준다. 기업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최근 국내 500대 기업 현직 전문경영인 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도 나타난다. 삼성에서 대표이사 직함을 단 CEO 중 500대 기업의 평균치 이상으로 장수하고 있는 인물은 정 부회장이 유일했다.

삼성물산에서 3.5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사장(6년)기간을 포함하면 9년이 넘는다. 500대 기업 평균 재직기간이 1.6년인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03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에 취임한 후 1조1300억원이었던 매출액을 6년만인 2009년 4조300억원으로 늘려 삼성엔지니어링을 엔지니어링업계 최고 기업으로 만든 인물이다.

그가 금융위기 이후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하락 곡선을 그렸던 삼성물산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배경이다.

정 사장은 플랜트 엔지니어링 비즈니스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성장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은 업계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이 되지 못했다. 외소하고 경험이 부족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은 대형 프로젝트에는 입찰조차 참여하지 못했었다. 때문에 그룹 내에서도 존재감은커녕 ‘미운 오리새끼’라는 꼬리표가 뒤따랐을 정도였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사빅’ 계열사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공사를 수행하면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우디 아람코, 아랍에미레이트(UAE) 애드녹 등도 삼성엔지니어링에게 수주에 참여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2008년 12억9897만달러에 불과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09년 92억9207만달러로 7배 증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폭발적인 성장은 삼성 내에서도 주목을 받았고 지난 2011년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사장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당시 김 사장의 부임은 삼성의 힘의 무게추가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쏠려있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성장가도를 달리는 사이 삼성 건설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삼성물산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성장과도 무관치 않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전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유사한 업종인 삼성물산이 영향을 받았다.

삼성물산 2009년 당시 건설부문에서 단 한 건의 해외수주 밖에 올리지 못할 정도로 철저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정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으론 정 부회장이 이끈 삼성엔지니어링의 급성장 영향을 받은 삼성물산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정 부회장이 삼성물산에 취임한 2009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해외 수주는 여전히 형편없었다. 해외수주 건수가 단 한 건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했다. 이런 부진은 2010년 상반기까지 이어져 수주액이 5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익성 악화가 삼성물산을 강하게 짓눌렀다.

하지만 정 부회장 취임 이후 2010년 하반기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30억달러 이상의 공사를 따내면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냈다. 본격적으로 ‘정연주 효과’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때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올해 상반기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삼성물산은 3분기 매출 7조688억원, 영업이익 14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뛰었고 영업이익은 170%나 상승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개발사업, 자원연계 인프라 사업 등 신사업 모델을 적극 발굴 등 삼성물산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온 정 부회장의 노력으로 지난해 21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인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발전소를 수주한 것을 비롯해 올해에도 총 100억달러가 넘는 해외 수주를 기록했다.

정연주 부회장은 1976년 삼성물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으로 줄곧 삼성에서 일해온 정통 ‘삼성맨’이다. 대구상고,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물산 건설 부문 경영지원실 이사와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단순 시공위주의 국내 사업구조를 탈피해 개발사업 강화와 동시에 해외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성장기반을 구축, ‘삼성물산’을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도약지키기 위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연주 부회장 프로필
▲1949년생 ▲동국대 경영학(학사) ▲1976년 안국화재 경리과 ▲1978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해외관리부 회계과 ▲1987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리부장 ▲199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지원실 재무담당 ▲1998년 삼성SDI 경영지원팀장 ▲2003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2010년 삼성물산 대표이사 겸 건설부문장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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