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0일 토요일

  • 서울 12℃

  • 인천 14℃

  • 백령 13℃

  • 춘천 12℃

  • 강릉 11℃

  • 청주 14℃

  • 수원 13℃

  • 안동 13℃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4℃

  • 전주 16℃

  • 광주 17℃

  • 목포 14℃

  • 여수 15℃

  • 대구 14℃

  • 울산 13℃

  • 창원 15℃

  • 부산 14℃

  • 제주 14℃

해외인력 임기보장하란 당국지침 어긴 국민銀

해외인력 임기보장하란 당국지침 어긴 국민銀

등록 2013.11.19 13:11

박일경

  기자

내년 1월 임기만료 중국법인장·부법인장 앞당겨 일괄교체국민銀, 금감원 지침 받은 지 5일 만에 전격 인사조치금감원 “불쾌하다”···국민銀 “정상적 인사조치”

금융감독원이 해외법인장 등 해외인력의 잦은 교체를 지양하라고 시중은행에 지침을 내렸으나 KB국민은행이 최근 중국법인장을 교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의 요청을 반영해 금감원이 마련한 지침은 국민은행 도쿄지점 사태를 계기로 해외지점의 운용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성까지 겹치면서 시중은행에 하달된 것이기 때문이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2일 김대식 중국법인장과 백강호 부법인장을 동시에 교체했다. 내년 1월8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중국법인장과 부법인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두 달 가량 앞당겨 실시했다. 신임 법인장에는 김종범 베이징지점장이 승진 발령됐다.

문제는 이번 국민은행의 인사가 금감원의 ‘해외인력 운용에 관한 지도방침’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데 있다.

지난 7일 금감원은 시중은행에 해외 현지법인 임직원의 임기를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은 기간 동안 보장하고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잦은 교체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또 해외인력의 장기근속을 유도할 것을 주문했다.

국민은행은 금감원 지침이 전달된 지 일주일도 안 돼 금융당국의 방침을 무시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해외법인 임직원의 임기를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은 기간 동안 보장하라는 금감원의 지침은 중국 금융당국의 요청에 의해 마련된 것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그동안 한국계 금융회사의 빈번한 일괄 인사교체를 지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법인장의 잦은 교체는 문제가 있으므로 승인기간을 준수해달라는 중국 금융당국의 요청을 반영했다”며 “마침 국민은행 도쿄지점 사태를 계기로 시중은행의 해외지점 운용사례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어 지침을 마련해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이 같은 인사조치에 대해 금감원은 불쾌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이번 인사조치가 금융당국의 지침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민간은행의 인사에 대해 감독당국이 간섭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인사문제는 해당은행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금융당국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데 있다. 중국 당국이 승인을 거부하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법인장과 부법인장이 내년 1월로 임기가 만료돼 얼마 남지 않은데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승인절차를 밟고 후임자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 기간을 고려한 ‘정상적인 인사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인사명령을 내린 주무 부서에 확인한 결과, 사전에 중국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교감과 조율을 충분히 거친 후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이 사전에 중국 금융당국과 충분한 조율을 거쳤다고 밝혔지만,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내년 1월 8일 임기만료라 정상적인 교체라고는 하나 아직 한 달 넘게 임기가 남은 법인장과 부법인장을 한꺼번에 경질한 배경에 의구심이 남는 이유다.

이번 인사가 KB금융그룹의 ‘정치화’와 연관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격 교체된 법인장과 부법인장이 공교롭게도 모두 고려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아래 어윤대 전(前) KB금융지주 회장 체제에서 수혜를 입은 사람들을 갈아치우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은행은 도쿄지점 비자금, 카자흐스탄 BCC(센터크레디트은행) 부실 등 해외법인 운영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집중 검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다시 한 번 국제적 물의를 일으킨 셈이다.

특히 중국 금융당국이 한국계 금융사 현지법인의 잦은 인사교체를 줄곧 지적해 와 국민은행의 신임 중국법인장 등이 현지 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