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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론 2분기에만 5조 ‘순손실’낸 국내은행

[포커스]실제론 2분기에만 5조 ‘순손실’낸 국내은행

등록 2013.11.20 07:00

수정 2013.11.20 07:23

박일경

  기자

올 2분기 충당금적립률 확 낮춰···전기比 34.2%P↓“은행들, 대손충당금적립 줄여 당기순익 끌어올려”경기침체에 ‘딜레마’ 빠져···대손충당금의 ‘역설’“적립률 높이자니 순익 줄고, 낮추자니 건전성에 문제”

한국은행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 사진=한국은행 제공한국은행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 사진=한국은행 제공


올해 2분기 국내은행들이 1조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최대 5조원에 이르는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수익성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은행들이 ‘고육지책’으로 1분기에 비해 2분기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대폭 낮춰 줄어든 대손충당금 적립액만큼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20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은이 국내은행의 올해 2분기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1분기 수준인 149%로 유지해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4조90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이보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낮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평균인 130%로 상정해도 3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추산됐다.

예상손실(Expected Loss)에 대한 흡수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금융감독당국의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잠재부실 현실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158.3%)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해 올해 6월말 현재 114.8%를 보였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반년 사이에 무려 43.5%포인트나 낮아졌고,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불과 3개월 만에 34.2%포인트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기준으로 하면 실제 당기순손실 규모는 5조원을 훨씬 넘기게 된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문제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총 대손충당금 잔액을 고정이하여신, 즉 부실채권액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100%를 넘는 경우 현재의 문제여신이 은행경영에 크게 지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은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높은 수준에 있는 경우에도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한 경우에는 문제여신에서 발생할 손실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사진=한국은행 제공


지난 2008년 이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하락하는 추세이나 2011년말 152.1%로 적정수준인 100%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고, 특히 지난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59.0%로 전년 대비 6.9%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150% 안팎을 유지하던 이 비율이 2분기 들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은행들이 올해 들어 그동안 여유 있게 적립하던 대손충당금 여유분을 축소시키면서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최근의 대손충당금 적립 상황은 향후 은행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2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발생규모는 1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9000억원) 대비 4조원 가까이 증가했으나, 은행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한 2조4000억원의 대손상각비만을 비용처리함으로써 당기순이익에 미치는 여파를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 김낙현 과장은 “경기부진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이 시차를 두고 가계나 기업 관련 대출자산의 부실화로 나타나면서 여유 충당금 규모가 축소되면 은행 수익성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부실기업들이 속출하고 기업 구조조정도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은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를 늘리도록 은행들을 유도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은행 건전성에 집착해 적립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하면 탄력적인 은행경영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이자니 순이익이 급락하는 등 저금리 기조로 악화되고 있는 은행 수익성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낮추자니 대기업 부실이 현실화할 경우 장차 은행 건전성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고정이하여신 대비 100% 이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고, 보수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이전에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둔 상태여서 당장 적립률이 하락했다고 해서 건전성이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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