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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지분도에서 여자 이름 찾기 힘든 이유

현대家 지분도에서 여자 이름 찾기 힘든 이유

등록 2014.03.12 09:31

수정 2014.03.12 09:34

정백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룹 등 ‘현대’라는 브랜드명을 쓰는 범 현대가(家) 기업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최고위 경영진, 특히 오너 일가 경영진의 명단에서 여성의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범 현대가 기업 오너의 부인과 하동 정씨 성을 지닌 현대가의 딸들은 웬만하면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계열사 지분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다른 기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오너 일가 여성 인사들의 사회활동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

현대가의 여성들 대부분은 이화여대 등 명문대를 졸업하고 해외 유학 경력까지 지닌 재원들이다. 소위 말해 ‘스펙’이 짱짱하다. 그러나 이들은 화려한 스펙을 뒤로 하고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가 내 여성 인사들의 조용한 움직임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이어진 보수적 가풍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 아산 정주영 창업주는 가부장 문화를 중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생전의 아산은 매일 새벽 5시 아들과 부인, 손주들을 청운동 자택으로 모두 불러 아침식사를 함께 하며 근검과 인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아산의 가부장적 원칙 탓에 며느리는 따로 밥상을 차려야 했다.

아산은 며느리들의 대외활동도 엄격히 제한했다. 조용히 집에서 남편을 내조하는 것이 외부 활동보다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아산의 원칙은 현실로 나타났다. 아산의 부인 고 변중석 여사(2007년 별세)는 60여년간 현대가의 대모로 살면서 조용한 내조에만 충실하며 일생을 살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부인인 고 이정화 여사(2009년 별세)도 한때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의 대표를 맡았지만 줄곧 현대가의 맏며느리로서 집안을 챙기는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현대가 며느리 중에서 유명인 대열로 분류되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부인 김영명 씨와 KBS 아나운서 출신인 노현정 씨(정대선 현대BS&C 대표의 부인)도 외부 활동보다 내조에만 충실하고 있다.

현대가의 여성 중 유일하게 기업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2003년 고 정몽헌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조용한 전업주부였다.

정몽구 회장의 세 딸(정성이 이노션 고문·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도 각자 그룹 계열사 내에서 직함을 갖고 있지만 이들의 실질적 영향력은 적다. 나머지 딸들은 어머니 이정화 여사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에게도 제1본업은 남편 내조다.

그나마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남동생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함께 이노션의 최대주주(지분율 40%)로 있으면서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광고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 가장 돋보인다.

정 고문은 차분하고 조용한 어머니의 성격과 현장을 꼼꼼히 챙기는 아버지의 성격을 고루 닮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정 고문의 이러한 활약 덕에 이노션은 삼성그룹 계열의 광고회사인 제일기획과 더불어 국내 광고업계 1·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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