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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걸 LF 회장, ‘패션’ 간판 뗀 후 승승장구

구본걸 LF 회장, ‘패션’ 간판 뗀 후 승승장구

등록 2014.06.05 09:43

김보라

  기자

재무통에서 패션통으로 독특한 이력“사람이 자산이다”···인재경영 강화론칭행사 직접 참석···현장형 CEO 전형창립 40년 만에 패션 떼내고 새 도전

구본걸 LF 회장, ‘패션’ 간판 뗀 후 승승장구 기사의 사진


구본걸 LF(옛 LG패션) 회장의 행보가 거침이 없다. 지난 4월 사명을 바꾼 후 사업다각화에 해외시장 공략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토종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헤지스의 일본 진출도 일궈냈다. 패션전문기업에서 종합생활문화 기업으로의 변화도 착착 진행 중이다. 중심에 구본걸 LF 회장이 있었다.

◇‘재무통’에서 ‘패션통’으로=구본걸 회장은 LG의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손자로서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이자 구본무 LG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구 회장은 패션업계에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꼽힌다. 1980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MBA를 마쳤다. 미국 회계법인 쿠퍼스 앤드 라이브랜드 근무를 시작으로 LG증권 회장실 재무팀, LG전자, LG산전(현 LS산전) 등 계열사를 두루 거치면서 잔뼈가 굵은 재무통으로 활약했다.

이후 2004년 LG상사 패션 부문장을 맡으면서 패션업계에 발을 디뎠다. 구본걸 회장은 패션업계에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꼽힌다. 그는 1980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MBA를 마쳤다.

미국 회계법인 쿠퍼스 앤드 라이브랜드 근무를 시작으로 LG증권 회장실 재무팀, LG전자, LG산전(현 LS산전) 등 계열사를 두루 거치면서 잔뼈가 굵은 재무통으로 활약했다. 이후 2004년 LG상사 패션 부문장을 맡으면서 패션업계에 발을 디뎠다.

구 회장은 이런 현금 창출능력과 투자 여력을 고스란히 다양한 패션사업 분야에 골고루 쏟아부었다. ‘단순히 옷을 만들고 파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브랜드 관리 회사’가 돼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 반영된 결과다.

그가 경영을 맡은 이후 브랜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강조한 단 한가지는 브랜드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LF는 남성 패션은 ‘마에스트로’, ‘닥스’, ‘타운젠트’, ‘TNGT’ 등으로 다양해졌다. 여성복 및 아웃도어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여성복으로 ‘닥스 숙녀’가 유일했던 LG패션에 ‘모그’, ‘헤지스 숙녀’, ‘TNGTW’ 등 자체 여성복을 강화했고, 아웃도어 ‘라푸마’를 도입했다.

해외 브랜드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이자벨 마랑’, ‘레오나드’, ‘조셉’, ‘질 스튜어트’, ‘바네사 브루노’, ‘질 바이 질 스튜어트’, ‘헌터’, ‘막스마라’ 등의 국내 판권을 잇따라 인수했다.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매출도 껑충 뛰었다. 구본걸 회장은 2007년 LG그룹에서 게열분리한 뒤 회사 덩치를 7년새 두 배로 키웠다. 계열분리 당시만 해도 2007년 7380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4860억원으로 늘었다. 불황 속에서도 7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을 일궈낸 셈이다.

앞으로 100년간 고객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LF은 파워브랜드 육성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LF은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서 연매출 2000억원 이상을 창출하는 파워브랜드를 10개 이상 보유하며 명실상부한 브랜드하우스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사람이 자산이다”···인재경영 강화 = 구본걸 회장이 최고 경영자(CEO)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인재를 각별히 아끼는 ‘인재경영’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그는 평소 과감한 인재 기용을 위해 최고 경영자가 직접 발로 뛰고 있다. 그는 “업종을 불문하고 전문가와 적임자를 모셔 오는 것이 과감한 인재 기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구 회장은 인재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패션사업이 특유의 ‘인재중심형’사업이라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하는 게 패션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됐다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경영을 맡은 이후 가장 먼저 추진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다. 직급별 또는 직무별로 직원들의 실무능력과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대폭 강화시켰다.

일례로 지난 2005년 1월 업계 최초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한 ‘패션인재사관학교’를 만들었다. 모든 직원들은 개인의 업무와 직급에 맞는 교육에 참가한다.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고객만족 경영을 실행하기 위해 그해 9월에는 사내 전원 이수 프로그램인‘패션영업학교’도 신설했다.

또 순환보직 제도를 통해 회사의 다양한 사업영역을 소화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연차별 교육과정과 해외연수 등 각종 제도를 적절하게 활용해 임직원들의 패션 기본역량을 키우고 차세대 리더로 커나갈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직원들이 자기발전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구본걸 회장은 “일류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전문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며, 회사 차원에서 이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같은 인재 육성을 바탕으로 향후 고객에게 가치를 창조하는 패션문화창조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로 뛰며 소통하는 회장 = 구본걸 회장은 현장형 CEO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경기가 어려울수록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들으라”고 주문한다. 고객이 있는 현장의 목소리야말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돌파구를 만들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대부분을 사무실이 아닌 국내외 현장에서 보냈다. 해외 각국의 패션 현장을 찾아나서 주요 브랜드 매장을 둘러보며 참고할 사항이나 트렌드를 꼼꼼히 파악하는 한편 국내에 있을 경우에도 자사 매장은 물론 타사 매장도 둘러보면서 인테리어, 디스플레이 등의 장단점을 체크해 향후 매장 운영에 활용하게 하기 위함이다.

특히 임직원들과 어울리고 소통하는 일에도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다. 매월 한두 차례 점심시간을 이용해 과장이나 대리급 젊은 직원들과 식사를 하는 시간은 구 회장에게 매우 소중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자리에서 나온 얘기는 꼼꼼히 메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제시되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해 제품 기획이나 경영 전반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LF 관계자는 “직원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중시하는 게 구 회장의 철학”이라며 “이처럼 자율적인 기업문화는 패션기업을 지탱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kin337@

뉴스웨이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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