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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전 직원 A씨 “나를 돈이 목적인 파렴치한으로 몰고 갔다”

[인터뷰]롯데슈퍼 전 직원 A씨 “나를 돈이 목적인 파렴치한으로 몰고 갔다”

등록 2014.06.08 06:00

수정 2014.06.08 09:43

이주현

,  

김보라

  기자

사측 ‘불성실한 직원·1억원을 요구했다’고 거짓루머 퍼트려
인트라넷 글 올린 후 “속 후련하다” 직원들로부터 응원 메시지
대표와 면담 날짜 잡았지만 회유만 당할 것 같아 취소하기도

남양유업 욕설 파문으로 지난해 갑을(甲乙)관계로 온 사회가 떠들썩했다.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드러나는 사건이었다. 일 년이 지난 현재 ‘갑을’이란 키워드도 식상해졌고 분위기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수직적인 갑을 관계로 인한 노동자들의 절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뉴스웨이>는 지난 5일 모처에서 롯데슈퍼에서 5년간 몸을 담았다 퇴직하며 사내 인트라넷에 사측의 횡포를 고발하는 글을 올렸던 A씨와 단독인터뷰를 진행했다.

A는 이번 인터뷰에 앞서 “나만의 일이 아닌 근무하고 있는 롯데슈퍼의 전 직원들에게 평등한 대우, 보상을 받았으면 다녔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인 보상 문제만으로 인트라넷에 글을 올리고 언론에 알리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슈퍼 전 직원을 대표로 사실을 근거로 말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슈퍼 직원들이 A씨가 인트라넷에 올린 글을 본 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문자 메시지 캡쳐.롯데슈퍼 직원들이 A씨가 인트라넷에 올린 글을 본 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문자 메시지 캡쳐.


▲5년간 일했던 롯데슈퍼에서 퇴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얼마 전 쉬는 날 행사가 진행돼 아침 일찍 출근해 오픈 준비를 해놓으려고 잠시 다녀왔다. 오픈 준비를 완료한 후 퇴근했지만 윗사람은 현장에 있던 직원들에게 나에 대한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나가서 일을 했지만 고마움을 표하기는 커녕 온갖 욕설과 모욕을 줬다. 그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정확한 입사와 직책은.
-경력 채용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해 입사하게 됐다. 보통 사원, DM3, DM2 나눠져 있으며 나는 DM2로 롯데슈퍼 정규직이었다.

▲근무시간이 어떻게 되나.
-하루 15시간 근무를 한다고 보면 된다. 짧으면 13시간이다. 행사 전날(매주 수요일 행사)의 경우 새벽 1~2시에 퇴근하거나 밤을 지새웠다. 주 5일 근무로 따질 때 근무 시간은 총 55시간이다. 하지만 아침 8시에 출근해 밤11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퇴근은 어떻게 하는가. 근로 카드 없나.
-없다. 그냥 얼굴 보면 출근했다는 셈이다. 출근 시간 8시까지고 처음 계약할 때 근로 시간 8시간(식사시간 제외)라고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었다. OT1, OT3를 포함하면 일 근로 시간은 2시간 연장돼 10시간이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매일 3~4시간 씩 초과 근무를 했다.

▲시간외수당은 지급됐나.
-못 받았다. 특히 롯데슈퍼 직원들은 연봉을 아는 사람이 없다. 받는 금액에서 곱하기 12를 계산하면 그게 연봉이라고 생각한다. 명확한 자료가 없는 게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2012년 4월 승진을 했는데 소급분을 지급하지 않았고 다음해 1월에 왜 지급했다. 왜 늦췄는지 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지급을 8개월이나 늦춘 이유를 알고 싶다.

▲점장의 휴무일을 지적했는데.
-일반 직원은 주5일 근무제로 매달 약 10일의 휴무가 주어진다. 하지만 점장은 월 6회 휴무다. GS수퍼마켓 등 타 경쟁업체는 점장까지 모두 주5일 근무체제가 운영되고 있다. 롯데슈퍼만 왜 점장의 휴무가 월 6회인가? 점장이 출근하면 휴무 날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눈치를 보게 되고 무언의 압박을 느낀다.

▲근무 중 애로사항은 없었나.
-회사에선 ‘아껴라’라고 늘 직원들에게 강조해왔다. 하지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직원만 억제시키고 있다. 영업용 소모품조차 없어 타 점포에 빌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매달 매출이 안 나오면 소모품 비를 깎아 버린다. 매출 안 나온다고 해서 소모품을 덜쓰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더구나 무료 배달서비스가 있는데 매장 매출에 따라 매달 할당되는 차량의 수가 바뀐다. 때문에 배달이 밀렸을 때는 직원들이 직접 자신들의 차량으로 배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트라넷에 글을 게재한 후 삭제 됐는데.
-글은 지난달 28일에 올렸고 전 직원들에게 메일로 발송했다. 하지만 1시간30분 후 인트라넷의 글은 물론 메일까지 삭제됐다. 뿐만 아니라 조직도에서도 사라졌고 회사는 ‘나’라는 사람을 감추기에 바빴다. 어떤 분이 포털 사이트의 개인 블로그에도 나의 글을 올렸는데 그것마저 삭제됐다.

▲롯데슈퍼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는데 회사 측의 반응은?
-지난28일 인트라넷에 글을 게재한 후 회사 측에 대표 면담을 요구했다. 그날 대표도 중국 출장이 잡혔지만 이 내용을 알고 출장을 취소하고 본사로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대표는 복귀 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알았으면 바로 처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6일(인터뷰 일자 5일)로 잡혔다. 하지만 취소했다. 이유는 우선 회사는 사표 처리 후 모든 것을 준비했다. 지난 4일 지원자에 한해 직원 20여명을 모집해 간담회를 진행했고 회유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본사에서는 나를 나쁜 사람으로 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를 만나봤자 ‘바보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만남을 포기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어떠한가.
-회사 측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내가 1억원을 요구해 4200만원을 받았고 조퇴와 결근이 잦은 질 나쁜 직원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돈을 요구한 적은 추호에도 없다.

▲글을 본 직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많은 분들이 ‘후련하다’ ‘힘내라’는 등 연락을 주셨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억울해서 퇴사하게 됐다. 직원의 근무 체계(휴무, 근무수당)를 명확히 해 달라. 또 현재까지에 대한 적절한 보장을 요구한다. 협박으로 돈을 요구한다는 게 아니다. 정당하게 받아야 할 것들이다. 나만의 일이 아닌 근무하고 있는 전 직원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으면서 다녔으면 좋겠다.

이주현 기자 jhjh13@
김보라 기자 kin337@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뉴스웨이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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