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협상, 반올림 내부분열로 성과 없이 마무리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 보상을 위한 7차 협상이 반올림 측 교섭단의 분열로 아무런 성과 없이 마무리 됐다.

3일 오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진행된 삼성전자 직업병 보상을 위한 협상은 3자 회동으로 진행됐다.

반올림과 피해자 및 가족 등 8명으로 구성됐던 교섭단이 둘로 나눠진 탓이다. 이날 송창호씨 등 6명은 반올림과의 의견 충돌이 계속되자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삼성과 독자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황상기(황유미씨 아버지)씨 등 2명은 반올림과 함께 삼성과의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삼성은 둘로 나뉜 교섭단을 상대해야 했다.

결국 이날 협상은 ‘협상 주체’를 놓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게 됐다.

반올림은 삼성과 대책위가 같은 자리에서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나타나며 삼성 측에 교섭의 주체를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대책위와 의견 차이가 분명한 만큼 교섭 자리에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대책위는 반올림과는 의견이 갈라졌지만 협상은 함께 진행하고 싶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송창호 대책위 대표는 협상 직후 “이번에 별도로 가족대책위를 구성했지만 처음부터 반올림과 협상을 같이 해 온 만큼 피해자 및 가족 모두의 의견을 한 뜻으로 모아 협상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도 양쪽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협상 주체보다는 백혈병 피해자 및 가족의 피해를 보상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협상이 본궤도 오르려던 찰나에 반올림 내부 이견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혼란스럽다”며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려는 가족 6명의 입장을 존중하며 앞으로도 가족, 발병자 위주로 협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기존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