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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돌려막기’ 나선 서민들···사채시장 기웃

‘대출 돌려막기’ 나선 서민들···사채시장 기웃

등록 2014.11.26 17:32

성동규

  기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받을 수 있는 담보대출아파트 95% 주택 90% 신용소득없어도 가능해 대출 규모 추정도 어려워···가계부채 질적 악화

#평범한 직장인 윤 모(38)씨는 2008년 5월 결혼과 함께 경기 용인시의 아파트를 3억원에 구매했다. 당시 집값의 60%(1억8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았다. 맞벌이하면 대출이자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거치기간 3년이 끝나고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갚아야 하는 시점이 도래하자 부담은 커졌다. 결혼 2년 차에 아이가 생겨 외벌이로 바뀌면서 윤 씨는 매달 내야 하는 금융비용을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집을 경매로 넘길 수 없었던 윤 씨는 고금리의 사채를 끌어다 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자가 이자를 낳으면서 점차 불어났다. 윤 씨는 “그날의 결정을 하루에도 몇 번씩 후회한다”며 “아이와 아내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윤 씨와 같이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았다가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거나 특히 가계연체로 신용대출에 한계를 느끼고 사채업체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가계부채의 질적인 악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빌린 돈을 갚지 못한 서민이 늘어나는 추세로 최근 은행권 연체율 상승이 가팔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의 연체자 수는 12만1363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 13만5154명에 달했던 연체자 수가 지난해 말 11만4388명으로 감소한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제1금융권에서 대출한도를 초과한 서민들은 급전을 충당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사채업체를 찾는다. 사채업체에서는 매달 5~9%대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 아파트 등을 담보로 시세의 80∼90% 심지어 신용소득이 없어도 대출을 해준다.

이와 같은 ‘약탈적 대출’을 받은 서민은 과도한 부채 부담과 불법 추심에 시달리고 사채업체를 비롯한 은행권 전반에 걸쳐 부실 위험이라는 커다란 악재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실제 개인회생 신청 건수도 급증했다. 법원 통계를 보면 지난 상반기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5만7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최근 석 달 동안 20조원 이상이 늘어 106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와 맞물려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서민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 9월 말 가계신용(부채)액은 1060조 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66조7000억원(6.7%) 상승한 수치다.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002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조3000억원이 늘었는데 주택담보대출이 11조9000억원으로 주를 이뤘다. 사채업체에서 받은 대출은 집계조차 되지 않지만 침체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계자산의 불건전성이 높아지는 상황임에도 정부는 여전히 빚내서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려 한다”면서 “이대로 간다면 조만간 자산구조의 붕괴에 따라 우리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 이라고 경고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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