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현지화 전략’, 정의선 부회장 ‘바통 터치’로 이어져

정몽구 회장의 현지화 전략 씨앗 정의선 부회장의 마케팅과 함께 시너지 효과 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몽구 회장의 해외 시장 현지화 전략이 정의선 부회장으로 지속적인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대차의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이 최근 중국에서 출시된 소형 SUV ‘ix25’ 출시하기 전 직접 중국을 찾아 소형 SUV시장을 점검했다. 사실상 정몽구 회장의 현지화 전략이 정의선 부회장에게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중국 현지에서 15만9449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7만5224대 대비 9% 감소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브릭스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한 것.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현대기아차에 대해 우려를 보내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 듯 정의선 부회장은 중국 전략형 소형 SUV ix25의 본격 출시를 앞두고 지난해 9월 직접 중국을 방문, 양산투입 및 판매개시 회의를 주재하고 차량의 품질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깊은 관심을 기울였으며, 이러한 관심과 노력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중국 소형 SUV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렇다. 최근 중국 내에서 주류 소비층으로 부상한 26~35세의 고객들이 SUV를 선호하고 있는 점을 파악, 소형 SUV ix25를 통해 콤팩트한 사이즈에 세련되고 강인한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과 고급 편의/안전 사양을 적용하여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정의선 부회장은 마케팅에도 직접 관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RV 판매확대에 포커스를 맞춰 중국 내 최고의 한류스타로 등극한 탤런트 김수현을 홍보모델로 선정하여 중국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 것.

뿐만 아니라 ix25는 본격적인 출고가 이뤄진 지 4개월만에 누적 판매 3만3894대에 이르고 있다. 이어 1월에는 9173대를 판매되며 위에동, 랑동, ix35(국내명 투싼ix), 밍투, 베르나 등과 함께 ‘월 1만대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정의선 부회장의 마법은 빛을 발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의 현지화 전략은 ix25 외에도 해외 시장에서 잇따라 현지 전략형 모델들을 새롭게 투입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판매 200만대를 돌파한 i10을 비롯한 i시리즈 역시 최근 신형 모델을 연달아 선보이며 해외 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다.

신형 i10은 지난 2013년 11월 출시된 이후 ’오토베스트’ 주관 ‘2014년 최고의 차’ 2014 인도 올해의 차’ 등을 비롯해 5개월 만에 세계 유수의 10개 이상의 단체 및 기관으로부터 상을 받아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유럽·인도·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2년여 만에 약 40만대 판매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 i10과 함께 해외 현지 전략형 모델로 자리잡은 i20 역시 지난해 12월 ‘2015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출시와 동시에 인기를 얻자 정몽구 회장이 지난해 추석 연휴에 직접 인도와 터키 공장을 방문해 꼼꼼히 차량의 품질과 생산라인을 점검하며 ‘철저한 현지화’를 당부한 효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톱5’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정몽구 회장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은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을 통해 더욱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S, 디트로이트 모터쇼 등을 직접 참관하며 해외 시장 상황을 점검한 정의선 부회장이 ix25의 중국 시장 내 성과를 바탕으로 타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현지 전략형 모델을 투입하고 현지 상황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