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4일 수요일

  • 서울 10℃

  • 인천 11℃

  • 백령 9℃

  • 춘천 11℃

  • 강릉 9℃

  • 청주 12℃

  • 수원 11℃

  • 안동 12℃

  • 울릉도 12℃

  • 독도 12℃

  • 대전 12℃

  • 전주 11℃

  • 광주 10℃

  • 목포 11℃

  • 여수 14℃

  • 대구 13℃

  • 울산 12℃

  • 창원 14℃

  • 부산 13℃

  • 제주 10℃

우리銀 매각 홍수환이 부러운 이유

[데스크칼럼]우리銀 매각 홍수환이 부러운 이유

등록 2015.07.21 07:43

수정 2015.07.21 21:53

홍은호

  기자

우리銀 매각 홍수환이 부러운 이유 기사의 사진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1977년 11월27일 파나마시티. WBA쥬니어 페더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이 치뤄졌다. 당시 46전39승 3무4패를 기록하던 우리나라 홍수환 선수와 11전11승 11KO승으로 무패의 전적을 자랑하던 카라스키야 선수가 맞붙었다.

홍수환 선수는 초반 카라스키야의 강펀치에 다운만 4차례나 당했다. 하지만 그는 오뚜기 처럼 일어났고 결국 종료 직전 카운터펀치를 날려 챔피언 밸트를 차지했다. 전력에서의 열세를 극복한 홍수환 선수의 기적적인 승리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하면 기회가 온다는 것을 현실로 증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놓고 4전5기라는 말을 자주 인용한다. 금융당국은 해가 바뀔때마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반드시 현실화 하겠다고 선언하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2010년 이후 벌써 5번째다.

올해도 금융당국의 행태로 볼 때 우리은행 민영화에 4전5기는 적용되지 않을 듯 하다.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매각 방식을 놓고 논의했지만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당분간 민영화를 못할 것이라는 확신만 심어줬다. 공자위 위원들은 우리은행의 매각을 위해 가장 유력하다는 과점주주 방식을 놓고 논쟁만 벌였을 뿐 그 어떤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파는 방식은 잦은 실패로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공자위에서 이달 중 다시 논의하기로 했지만 결과는 나와있다. 우리은행 매각을 통해 거둬들여야 하는 공적자금 원금에 대한 주식가치는 1만3540원이다.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9000원대다. 5년에 걸친 민영화 논의와 실패로 인해 우리은행 가치는 지속해서 떨이지고 있다.

초저금리시대 순이자마진(NIM) 수익률 하락 등 최악의 영업환경 속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회사도 없어 가치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은행 민영화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우리은행 민영화에 올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별 관심이 없는 눈치다. 올해 못하면 다음해에 매각하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다.

금융당국의 어정쩡한 태도는 떡을 쥔 손을 놓기 싫어서 미적거리는 아이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정부 주도의 부실기업 구조조정, 핀테크 등 금융개혁에 있어서 우리은행 경영간섭을 통해 수월하게 정책을 펼치려는 속셈이다. 금융 후진국의 전유물인 관치금융을 위해 우리은행을 매각해서는 안된다는 속내가 기저에 깔려 있는 듯 하다. 다소 과대포장한 얘기일 수 있으나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매각을 위한 과정을 볼 때 전혀 근거없는 것도 아니다.

금융당국은 당장 관치금융의 달콤함에 빠져 우리은행을 더 쥐고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홍수완 선수가 타국에서 4전5기 할 수 있는 한방을 만들어 챔피언에 등극했듯이 금융당국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혁신적인 매각방식을 생각해야 할 때다.


홍은호 자본시장부장 eh@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