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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히든카드 ‘호텔롯데 상장·순환출자 해소’ 시나리오

신동빈 회장, 히든카드 ‘호텔롯데 상장·순환출자 해소’ 시나리오

등록 2015.08.12 10:03

수정 2015.08.12 10:06

이주현

  기자

‘신주발행·구주매출’ 병행 가능성 높아
일본으로 대량 자금 유출 논란도 예상
순환 출자 해소에 2조5천억 소요 전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를 가까운 시일 내 상장하고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연내에 80% 이상 해소할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對) 국민 사과를 했다.

이에 기업공개에 필요한 7조원의 재원 마련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기업공개 과정에서 상당 부분의 대금이 일본으로 유일될 가능성이 커 또 다른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털 볼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먼저 롯데호텔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계열 회사의 지분 비율을 축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주주구성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상장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호텔롯데 이사회의 결정이 나는 대로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 시기 등을 조율해나갈 방침이다.

호텔롯데의 상장을 사실상 공식화 한 것이다. 호텔롯데는 과거에도 수차례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으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아 불발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L투자회사의 이사회를 장악하며 용단을 내린 것으로 비쳐진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이라는 카드로 역외 지배구조를 희석시켜 한국 롯데그룹을 독자 지배함은 물론 사정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과 반 롯데 정서를 추스른다는 1석3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2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현재 L투자회사 11곳(72.65%), 롯데홀딩스(19.07%), 광윤사(5.45%) 등 일본계 자본 99.28%가 지배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롯데쇼핑(8.83%)과 롯데제과(3.21%), 롯데칠성음료(5.92%, 우선주 4.83%), 롯데케미칼(12.6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다.

전문가들은 호텔롯데의 기업가치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상장 과정에서 신주 발행을 통해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고 L투자회사 등 주주들이 자기지분을 내놓는 구주 매출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진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주매출 방식은 L투자회사들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신 회장 측에서는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금액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문제가 발생해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될 우려가 존재한다.

하지만 국적 논란의 핵심인 일본롯데와의 지배구조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다. 대신 신 회장은 이러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지분의 비율을 하한선 25% 보다 높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만큼 상장시 붙을 프리미엄이 커 상당수의 투자자가 몰릴 것은 자명해 보여 현금 확보가 시급한 신 회장과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L투자회사도 손해 볼 장사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개인적으로 호텔롯데의 지분을 직접 확보하고 나서며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기업공개 후에 최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를 비롯해 L투자회사, 광윤사 등의 지분율이 단번에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돼 한·일 통합 경영을 꿈꾸는 신 회장으로서는 호텔롯데의 지분을 확보해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호텔롯데의 상장 시점에 대해 주관사 선정 등 상장에 필요한 여러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일러야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내에 증시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올 9월 말까지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해야 하지만 시기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또 순환출자 해소 등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롯데 대주주 일가가 그룹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데 최소 2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에서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약 7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 말했지만 그보다 적은 규모로 분석된 것이다.

총 416개에 달하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3개 핵심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6개사 지분만 해소하면 대부분 끊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후지필름, 롯데제과,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 6개 계열사가 보유한 핵심 계열사의 지분 가치는 총 2조4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컨대 대홍기획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을 대주주 일가나 자사주 형태 등으로 매입하면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대홍기획→롯데제과’로 연결되는 순환출자고리를 포함한 총 172개의 고리가 끊어지는 방식이다.

한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계획 발표에 대해 궁극적으로 호텔롯데 단독, 또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등과 연계한 지주회사 체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상장과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복잡하게 얽힌 이슈를 해결하고, 승계문제까지 마무리 짓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며 “궁극적으로 호텔롯데 단독, 또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를 연계한 지주회사 체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신주발행 규모와 일본계 지분 축소 등의 구주매출 여부가 방향성의 가늠쇠”라며 “호텔롯데 단독으로 지주회사가 된다면 지배구조 최상단과 대주주 일가의 간접지분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회사 최소 지분 확보 비용이 발생한다는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상장을 검토하는 단계라 자금 조달 계획이나 구체적인 방법, 일정 등은 정해진 바 없다”며 “순환출자 해소 부분도 자세한 사안들은 이사회와 경영진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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