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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리베이트 어떻게 할까?···다양해진 꼼수의 향연

제약사 리베이트 어떻게 할까?···다양해진 꼼수의 향연

등록 2015.08.31 16:09

수정 2015.08.31 16:29

황재용

  기자

감시·처벌 피하기 위해 카드깡부터 영업대행사 이용까지 진화

제약업계 리베이트가 다시 논란이 된 가운데 카드깡 등 갈수록 교묘해지는 리베이트 방법에 대한 현직 영업사원의 이야기가 충격을 주고 있다.

복수의 제약사 영업사원은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실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현장에서는 리베이트가 끊이지 않는다. 처벌과 감시가 심해지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교묘한 리베이트 방법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리베이트가 전보다 많이 줄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업계 내에서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 처방에 따라 의약품 매출이 좌우되는 만큼 제약사는 물론 영업사원들이 실적을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리베이트 관행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으며 ‘의사=갑’이란 공식 때문에 의사가 요구하면 들어줘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현재 제약업계에 가장 만연한 리베이트 방법이 ‘카드깡’이라고 입을 모았다.

카드깡의 대부분은 기프트카드나 상품권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영업팀별로 이뤄지는데 우선 팀원들은 개인이 지급받은 법인카드로 일정 금액의 기프트카드나 상품권을 구매해 이를 현금으로 교환한다.

이후 이 돈을 순서대로 혹은 필요한 직원에게 몰아주고 돈을 받은 직원은 이것을 병원이나 의사에게 제공한다. 법인카드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 명의의 개인카드를 빌려 사용하기도 한다는 것이 이들의 얘기다.

아울러 음식점 등에서도 현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친분이 있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것처럼 꾸며 음식값을 카드로 계산한 후 일정 수수료를 제하고 음식값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법이다. 2~3군데 음식점만 돌아도 리베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을 만들 수 있어 이 역시 현장에서 많이 이용되는 수단이다.

문제는 이런 불법 리베이트 방법이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감시와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비와 인센티브를 통한 방법이 새로운 리베이트 수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영업사원에게 지급되는 일비를 1~3개월 선불로 받거나 본인 몫의 인센티브를 의사나 병원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어 다른 방법보다 안전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며 현금을 받아 그대로 전달하기만 하면 돼 다른 방법보다 손이 덜 가는 것이 특징이다.

병원 월세 대납과 설문조사를 빙자한 리베이트 등도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법이며 제약사들은 회사 명의로 고급 승용차를 제공하고 보험료 등을 대신 납부하기도 한다. 또 학술논문 번역을 의뢰하고 10~100배 정도의 번역료를 지급하기도 하며 내부에서 번역을 완료하고 의사가 번역한 것처럼 조작하는 방법도 있다.

이와 함께 광고에이전시나 영업대행사(CSO)를 통한 리베이트도 신종 수법 중 하나라고 한다. 제약사들이 직접 의사를 접촉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에이전시나 대행사가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병원 인테리어 공사비 지급, 병원 홈페이지 제작, 지하철·버스 광고비 대납 등이 있다. 이런 방법은 제약사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꼼수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자녀의 유학비나 어학 연수비, 의사 가족의 해외여행비 등을 대신 지불하는 방법도 있으며 골프나 회식 접대 등도 리베이트로 악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자와 통화한 한 영업사원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리베이트로 살아남은 제약사들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한 대형 제약사도 실적을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벌이 강화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새로운 수법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며 “리베이트를 막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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