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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한국’에 峨山이 주는 교훈 ‘무한도전’

[아산 탄생 100주년]‘위기 한국’에 峨山이 주는 교훈 ‘무한도전’

등록 2015.11.23 09:26

수정 2015.11.24 16:49

정백현

  기자

峨山, ‘불가능은 없다’ 자신감으로 성공신화끝없는 도전으로 숱한 위기서 대반전 성공‘역발상 전략·기업가 정신’으로 부활 꾀해야

‘위기 한국’에 峨山이 주는 교훈 ‘무한도전’ 기사의 사진

오는 25일은 한국경제 초고속 성장의 주역 중 한 명인 고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100번째 생일이다. 아산의 후손인 범현대가는 물론 재계 전체에서는 아산의 일대기를 다시 한 번 돌아보 면서 오늘날의 우리가 아산으로부터 배울 점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있다.

아산의 86년 삶 전체는 ‘무한도전’이라는 낱말 하나로 정리할 수 있다. 아산의 삶 그 자체가 도 전의 연속으로 점철된 일생이었기 때문이다.

가난이 싫었던 어린 시절에는 4번의 가출과 숱한 막노동을 통해 소박한 성공을 꿈꿨고 미천한 경험과 자본 위에서 자동차 수리회사와 건설회사를 운영하며 ‘현대’ 브랜드의 성공 기반을 쌓았 다. 그리고 돈을 크게 번 뒤에는 올림픽 유치와 민족 통일의 초석을 쌓기도 했다.

무엇보다 불가능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시도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람을 느꼈던 아산의 일대기를 돌아보면서 실패를 주저하는 오늘의 우리가 아산의 삶을 보면서 강도 높은 혁신에 채 찍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모한 도전이 이룬 기적들 = 아산이 이룬 성과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아무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성공으로 이뤄낸 위대한 역사들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충남 서산시 천수만 간척지 조성 작업 당시 활용된 유조선 물막이 공법과 최초의 국산 엔진 개발 프로젝트인 알파엔진 개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 중 1980년대 초 서산 간척지 조성 과정에서 발휘된 아산의 기지는 아직도 회자되는 일화 중 하나다. 당시 현대건설은 6.4㎞의 서산 간척지 A지구 방조제 완공에 불과 270m를 남겨뒀지만 9m에 달하는 조수간만의 차와 초속 8m의 빠른 조류 탓에 애를 먹고 있었다.

회사 중역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최신 건축 기술을 동원해도 이 구간의 물은 못 막는다”며 손사 래를 쳤다. 그러자 아산은 울산항에 정박 중이던 길이 322m의 폐유조선 워터베이호가 있다는 점을 알고 “큰 배를 가라앉히면 되지 않나”라는 다소 엉뚱한 주장을 내놨다.

회사 중역들은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어떻게 이런 큰 공사에 쓰겠느냐”며 아산을 설득했지만 아산은 “이봐, 해봤어? 학교에서 배운 이론으로만 공사하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고집을 굽히 지 않았다. 결국 아산의 이 생각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아산은 폐유조선을 천수만으로 가져오게끔 지시했다. 그리고 유조선을 난공사 공간 앞에 세우 고 조류의 길을 차단했다. 물막이 공사의 선두에는 무전기를 손에 들고 모든 일을 지시한 아산 이 있었다. 그 결과 방조제 공사는 무사히 완성됐고 약 10만㎡의 농지가 새로 생겼다.

아산의 유조선 공법 덕에 현대건설은 45개월 동안 해야 할 공사를 불과 9개월 만에 끝내면서 공 사비 280억원을 절약했다. 무엇보다 이 기술은 ‘정주영 공법’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세계적으 로 큰 주목을 받아 대한민국의 건축 기술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아산 특유의 도전 사례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1991년 완성된 현대차의 알파엔진 프로젝트다. 이 일도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일을 뒤집은 사례다.

과거 미쓰비시에 로열티를 주고 엔진 기술을 빌려 썼던 현대차는 1984년부터 독자적 엔진 개발 에 나서기 시작한다. 이 작업 역시 현대차의 모든 임원들이 “미쓰비시도 신형 엔진을 못 만드는 데 우리라고 만들 수 있겠느냐”며 실패를 예견했다.

그러나 아산만큼은 당시 엔진 개발자였던 이현순 현대차 마북연구소 박사(현 두산 부회장)에게 “못 할 것이 없다. 무조건 해보라”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

결국 현대차는 1991년 알파엔진 개발에 성공하면서 자동차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이후 이 엔진을 국내 최초의 전륜구동 쿠페 모델인 스쿠프 알파와 소형 세 단인 엑센트 미국 수출용 차종에 탑재해 대박을 터뜨렸다.

국산 엔진 개발 역사는 30년이 채 안되지만 현대차의 엔진 제조 기술은 이제 세계 자동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타우엔진은 미국 워즈오토가 선정한 10대 엔진으로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 모든 일들이 아산의 믿음과 도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산의 도전, 우리가 본받을 때 = 재계 안팎에서는 아산이 생전에 보여준 도전 정신을 현세의 경영자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발휘된 ‘역발상 전략’과 ‘기업 가 정신’을 요긴하게 활용한다면 묘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아산은 다른 기업들이 중동 진출을 꺼리던 1975년 “사막지대니까 매일 공사할 수 있고 자재 조달도 쉬우며 낮에 더우니 밤에 공사를 하면 된다”는 창의적 역발상 전략으로 중동에 진 출해 거액의 외화벌이에 성공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아산이 자동차와 조선 산업 육성을 통해 범현대가 기업이 오늘날 세계 시장에 서 우뚝 서게끔 노력했던 것처럼 당장의 이익보다는 각 기업이 100년 뒤에도 성장을 꾀할 수 있 도록 장기적 안목에서 기업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불확실한 경영 여건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 삼아서 또 다른 성 장을 꿈꿀 수 있었던 것은 아산 특유의 기업가 정신 덕분”이라며 “아산이나 호암 등 경제 성장의 주역들이 보여준 기업가 정신의 부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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