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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기전에 외양간 고쳐라

[데스크칼럼]소 잃기전에 외양간 고쳐라

등록 2015.12.01 07:24

수정 2015.12.01 07:43

홍은호

  기자

소 잃기전에 외양간 고쳐라 기사의 사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에서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아파트 과잉공급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 위기다.

과잉공급은 올해 공급한 주택 물량과 인허가 상황에서 확인된다. 올해 아파트 공동주택 분양규모는 10월말 기준 42만여 가구, 연말까지 더해지면 50만가구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허가 물량도 올 연말까지 70여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신도시 공급이 한창이던 지난 1990년대 75만가구의 인허가 수준과 맞먹는 수준이다.

아파트 과잉공급에 따른 시장 침체 시그널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분양 증가다. 지난달 서울을 포함한 경기 등 수도권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1만5000여 가구로 9월보다 7.1% 증가했다.

집값 상승세도 눈에 띄게 꺾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26일 발표한 아파트 주간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0.17%를 기록한 이후 매주 둔화하면서 0.10%를 기록했다.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9월 중순 이후 매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심리지표인 KB부동산 전망지수 역시 전달 114.7보다 15포인트 하락한 99.7을 기록하며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KB부동산 전망지수가 100이하로 떨어진 것은 작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작년과 올해 인허가 물량의 본격적인 입주가 예상되는 2017~2018년이다. 공급이 많으면 값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호들갑 떨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현재의 과잉공급은 느낌이 좋지 않다. 불안한 글로벌 경기로 인해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이 올 들어 매월 전년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를 떠받치고 있는 주택경기마저 꺾인다면 한국 경제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실소비자의 매매수요가 여전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계절적 요인이 맞물려 잠시잠깐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간과할 일은 결코 아니다.

아파트 과잉공급보다 더 심각한 건 정부의 태도다. 금융위원회는 과잉 공급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가계부채 점검에 나서는 등 시장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전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며 팔짱만 끼고 있다.

정부의 상이한 모습은 시장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시장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정부는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과잉공급에 따른 집값 폭락이라는 눈보라의 시그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단 하나의 경고음이라고 헛되이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올해와 내년 정부의 조치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시장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조건하에서 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동보다는 소를 지키기 위해 외양간을 미리 점검하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때다.



홍은호 자본시장부장 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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