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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그늘 한국 덮친다

저유가 그늘 한국 덮친다

등록 2015.12.07 14:15

이승재

,  

현상철

  기자

OPEC 감산 합의 불발로 유가 30달러대
수출 부진에 영향···원유 제품 무역 감소
건설업·조선업 등 발주 취소로 피해 우려

사진=pixabay사진=pixabay



유가가 다시 40달러대로 곤두박질치면서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1980년대 중반 우리 경제가 3저 호황(저달러·저유가·저금리)을 누렸던 당시의 저유가 상황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제유가가 추락하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은 신흥국 경제다. 원유 수출국인 신흥국들은 유가가 떨어지면 자금난에 빠진다. 외인들의 자금이 이탈하고 석유를 팔아 각국에 투자했던 자금들이 회수되면서 다른 신흥국들도 연쇄 자금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악재가 예상되는 건 당연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선진국들은 저유가로 당장 디플레이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저유가 영향으로 지난 11개월간 0%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서 임박한 미국의 금리인상과 저유가로 인한 신흥국 위험, 디플레 우려까지 겹칠 경우 우리 경제는 예상보다 더 큰 경제리스크에 당면할 가능성이 높다.

◇ 저유가 늪···세계 각국 경제 리스크 떠안아
지난 4일 OPEC의 감산 합의가 불발되면서 국제유가는 3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감산 합의 실패로 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유 감산 합의는 실패했지만, 석유 수요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세계 원유를 가장 많이 흡수하는 중국의 경기둔화 영향이 크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세계 유가는 미국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유가는 하락한다.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은 이미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재정의 70~80%를 원유수출에 의존하지만 저유가로 자금난에 빠졌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목표는 2%지만 저유가로 목표달성은 미지수다. 미국도 고용과 경제성장률 등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상승률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 신흥국 경제에 타격 ‘도미노 효과’ 우려
저유가가 우리 경제에 주는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지금처럼 장기적인 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악재로 돌변할 수 있다.

우선 신흥국의 경제위기다. 원유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저유가로 자금난에 빠지게 되고, 경제가 둔화되면서 외인들의 자금이 유출된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겹치면서 더욱 가속화된다. 원유수출국이 석유를 팔아 각국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해 다른 신흥국의 연쇄 자금난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신흥국 경기둔화가 실물경제로 전이돼 소비가 급감하게 되면, 우리나라 수출도 타격을 받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의존도는 58.3%다.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과 조선업계의 피해도 우려된다. 해외 건설 수출의 텃밭인 중동의 건설수주가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이 악화된 산유국들이 각종 건설과 플랜트 등의 발주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해외 건설수주액은 전년 570억 달러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산업설비수주는 지난해 440억 달러의 절반 수준인 234억 달러로 떨어졌다. 조선업은 석유시추시설 등의 수주 급감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물가를 1년 가까이 0%대가 유지된 것도 저유가 탓이다. 국제유가가 반토막 나면서 물가를 끌어내렸다. 11월에는 1%대를 회복했지만, 1년이 지나 생긴 기저효과에 의한 것이다.

◇ 수출부진으로 번진 저유가···韓 경제 그늘
유가 하락으로 올해 상반기 세계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1~11월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분야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21.8%, 37.3% 줄었다.

저유가로 채산성이 높아져 석유화학 업계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막상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최악을 기록한 데 일조한 것도 이들 업계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1~10월 원유 관련 제품의 전년 동기 대비 무역 감소액은 863억달러로 올해 무역 전체 감소액인 1093억달러의 79.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저유가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액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선 세계 원유 수요가 미국의 호조와 유럽, 일본 등의 경기회복세로 소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저유가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북미 등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의 원유 생산이 둔화돼 공급과잉 역시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의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이란이 경제제재 해제로 본격적인 석유 증산에 나설 경우 국제 유가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세종=이승재 기자 russa88@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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