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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 회장, 민낯 드러낸 ‘이미지 경영’

박용만 두산 회장, 민낯 드러낸 ‘이미지 경영’

등록 2015.12.18 07:50

강길홍

  기자

이미지 메이킹 통해 소통하는 경영자로 통해‘사람이 미래’ 기업광고 통해 인재중시 강조두산인프라코어 신입사원 희망퇴직에는 손놔여론 악화되자 뒤늦게 1~2년차 직원 제외시켜

박용만 두산 회장.박용만 두산 회장.



‘M&A의 마법사’ ‘소통의 달인’ ‘인재 중시 경영’.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그동안 구축한 이미지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의 사업체질을 경공업에서 중공업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SNS를 통한 임직원·대중과의 활발한 소통, 기업이미지 광고 등을 통해 이 같은 이미지를 쌓았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입사원 희망퇴직’ 논란을 통해 박 회장의 ‘이미지 경영’ 단면이 드러났다.

박 회장이 1~2년차 직원을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한 만큼 논란은 사그라지겠지만 이마저도 박 회장의 이미지 구축 아니겠냐는 지적이다.

박 회장의 말 한마디로 희망퇴직 기준이 바뀌는 것에 대해 ‘오너가의 오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애초에 재계 10위권의 대기업이 사원 및 대리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통해 박 회장이 그동안 구축했던 ‘M&A의 마법사’ ‘소통의 달인’ ‘인재 중시 경영’ 등의 이미지가 허울뿐이었음을 드러냈다.

먼저 두산인프라코어가 사원급 직원까지 거리로 내몰 정도로 위기에 빠진 원인이 박 회장의 M&A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과연 ‘M&A의 마법사’라는 호칭이 어울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7년 미국의 건설장비 제조업체인 밥캣을 인수하게 된다. 가격은 무려 49억달러에 달한다. 이중 39억달러를 빚으로 조달했다.

그러나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며 건설장비 제조업체인 밥캣의 실적은 급속도로 악화된 반면 막대한 부채에 대한 이자는 꼬박꼬박 갚아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밥캣 인수에 따른 금융비용 등으로 순손실을 내면서 신입사원까지 내쫓게 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박 회장의 밥캣 인수가 두산인프라코어는 물론이고 두산그룹 전체를 흔들리게 하는 독이 됐다는 평가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기업 슬로건을 내걸면서 구축한 ‘인재 중심 경영’과 SNS를 통해 직원들과 허물없이 소통한다고 해서 붙은 ‘소통의 달인’이라는 호칭도 이번 희망퇴직으로 무색해졌다.

지난 2012년 두산그룹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박 회장은 ‘따뜻한 성과주의’를 강조하면서 “사람이 미래라는 전략을 더욱 역동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도 박 회장은 ‘사람이 미래다’라는 경영 철학을 강조해왔고, 매년 전국 주요 대학에서 열리는 채용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두산 경쟁력의 원천은 인재에서 나온다”며 입사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의 말을 믿고 두산그룹에 입사했던 신입사원이 1년도 안 돼 쫓겨날 뻔한 경험을 당한 상황에서 ‘사람이 미래다’라는 박 회장의 경영철학은 공허한 메아리로 느껴질 뿐이다.

또한 박 회장이 진심으로 임직원들과 소통했다면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이 되는 상황을 방관만 하다가 뒤늦게 구제하는 일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한 직원은 “SNS 황태자였던 박용만 회장은 사태 발생 전 문 닫고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꼬집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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