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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인 장관 박수 받으려면

[김성배의 터치다운]강호인 장관 박수 받으려면

등록 2015.12.22 09:31

김성배

  기자

강호인 장관 박수 받으려면 기사의 사진

지난 2일 서울 반포 JW메리어트 호텔. 이날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건설업계 CEO조찬 간담회엔 10대 건설사 사장 중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등 3명의 CEO만 참석했다. 업계 1위인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위인 정수현 현대건설사 사장은 당일 장관에게 인사만 하고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주택업계 간담회 자리엔 10대 건설사 중 롯데건설 사장만 왔다. 건설산업을 총괄하는 정부 신임 장관에 처음 개최하는 간담회에 대다수의 건설사 CEO들이 얼굴을 내밀지 않은 것이다. 기존에는 없던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반면 지난 10일 열린 수출입은행장 건설업계 CEO간담회엔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을 비롯해 박영식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 등 10대 건설사 사장 중 6명의 사장이 대거 참석했다. 강 장관이 건설업계로 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기획재정부 출신 장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간담회에서 오간 대화도 심상치가 않았다고 한다. 업계에선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수주산업 회계 투명성 강화방안’을 재검토해야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건설원가가 공개되면 수주경쟁력이 악화돼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고 읍소한 것이다.

하지만 강호인 장관은 “검토해보겠다”라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건설업계의 간청을 주무부처 장관이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업계 ‘발등의 불’을 보고도 지나치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술 더떠 강호인 장관은 “업계 스스로 쇄신해야 한다. 부실기업의 퇴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꺼내며 업계에 공포심을 심어줬다.

강 장관 앞에는 해결해야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전·월세난 해소 등 서민주거안정 대책은 물론이고, 최저가낙찰제, SOC사업, 건설법 통합 등 제도개선을 넘어 통일 후 국토교통 정책까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건설업계의 협조가 필수라는 의미다. 가장 대표적인 게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이다. 민간 임대주택 사업인 탓에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증권·금융권의 호응까지 절실한 상황이다. 고압적이거나 일방통행식 행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정부의 지원책이 미진한 건 아닌지 고민부터 해야한다. 강 장관 스스로 전임 장관의 정책을 되풀이 했거나, 포장만 다시한 건 아닌지, 실효성은 있는 것인지 부터 되짚어봐야한다는 의미다. 기재부 출신 장관으로 국토정책 전문성 논란을 피해가려면 더욱 그러하다.

실제 벌써부터 코리아 해외인프라 펀드, 건설리더십 위원회 등 그의 대안이 새로운 내용이 없고, 이름만 바뀐 정책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개혁·쇄신이라도 ‘팔 비틀기식’ 이라면 실패 확률이 크다. 특히 먼저 최근 간담회가 기존의 국토부 정책 방향만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는지 반추(反芻)가 필요하다.

취임식 없이 국토부 말단 직원까지 일일이 찾아 나섰던 강 장관의 ‘몸 낮추기식’ 파격 행보를 기억한다. 기재부 출신이라는 꼬리표로 스쳐지나가는 장관이 아닌 퇴임식때도 직원들과 국민들에게 박수받는 수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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