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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난’ 이변은 없었다···신동빈, 롯데 ‘원톱’ 굳히기

‘형제의 난’ 이변은 없었다···신동빈, 롯데 ‘원톱’ 굳히기

등록 2016.03.06 11:51

황재용

  기자

6일 오전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총 열려신동주 이사 선임과 신동빈 해임이 안건안건 부결되며 신동빈 입지 재확인수세 몰린 신동주 “6월 주총서 재상정할 것”

‘형제의 난’ 이변은 없었다···신동빈, 롯데 ‘원톱’ 굳히기 기사의 사진


이번에도 동생의 승리였다.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승부수는 실패로 끝났고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입지를 더욱 탄탄히 하게 됐다.

6일 일본 도쿄의 일본롯데 본사에서는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신동주 회장의 요구로 개최된 임시주총의 안건은 신동주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선임 건과 신동빈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등의 해임 건이었다. 하지만 상정된 안건 모두가 부결됐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달 중순 이번 임시주총 소집을 알렸다.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고바야시 마사모토 한국 롯데캐피탈 대표이사 겸 일본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해임시켰다.

이들은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을 교체하고 후임 종업원지주회 이사장도 그들의 대리인으로 임명했다. 또 이들은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의 위임장으로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는 등 불법을 저질러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탈취했다.

이번 주총 소집은 이와 같은 사태를 바로잡고 롯데그룹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지배구조를 다지겠다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특히 신동주 회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본인이 이사직에 복귀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이번 임시주총은 법정다툼까지 이어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됐다. 주총의 안건이 통과되면 신동주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을 사실상 손에 넣게 된다. 반면 안건이 통과되지 못하면 신동주 회장은 그만큼 수세에 몰리고 신동빈 회장은 롯데 ‘원톱’으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는 현재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롯데의 지주사이며 한국롯데의 지주사라고 할 수 있는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지분 19.07%)다. 즉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이 이번 형제 싸움의 최대 핵심이었다.

하지만 임시주총 전부터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임시주총이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성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13.9%) ▲임원 지주회(6%) ▲투자회사 LSI(10.7%) ▲가족 등(13.6%) 등이다.

이 가운데 신동주 회장의 확실한 우호지분은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분 위임에 따라 확보한 광윤사 정도다. 여기에 약 1% 남짓인 신동주 회장의 지분을 더해도 30%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신동빈 회장의 경우는 지금까지 과반이 넘는 지지를 얻어왔다.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관계사 등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종업원지주회의 결정이 관건이었다. 이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주총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그동안 종업원지주회는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은 한국 호텔롯데 상장과정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의 60%로부터 상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아냈다. 또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이 최근 신동주 회장이 개최한 종업원지주회 회원 대상 설명회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이 이를 반증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신동주 회장은 임시주총 전까지 종업원지주회의 마음 돌리기에 집중했다. 다양한 공약을 천명하며 여론전을 펼쳤고 롯데홀딩스 상장을 통해 주식가치를 1인당 25억원까지 보장하겠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그러나 종업원지주회는 결국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종업원지주회 이사회는 임시주총 안건에 찬성하지 않았으며 해당 의안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했다.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은 임시주총에도 참석하지 않고 위임장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형제의 운명도 엇갈렸다. 롯데그룹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장악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며 신동주 회장은 그만큼 수세에 몰리게 됐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경영권 분쟁이 종식됐다는 것이 재계와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롯데그룹 역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종식됐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자신을 해임한 데 대한 신동주 회장의 반발로 촉발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또 신동빈 회장은 앞으로 산적한 현안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롯데그룹은 올해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월드타워 완공 등 롯데그룹의 전환점이 될 사안들을 앞두고 있다. 호텔롯데는 오는 5월 상장, 롯데월드타워는 12월 중 완공이 목표로 신동빈 회장이 이런 현안을 무사히 마무리하면 확실한 롯데 원톱으로 자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임시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다시 패배한 신동주 회장은 향후 행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신동주 회장 측의 계획대로 6월 정기주총에 같은 안건을 올린다 해도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미 종업원지주회가 2번씩이나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보여줬고 이번 임시주총에서의 패배로 신동주 회장은 대의명분을 잃게 됐다.

당장 오는 9일 열리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2차 심리도 문제다.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핵심인데 이 부분 역시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또 같은 날 오후에는 신동주 회장이 제기한 호텔롯데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2차 심리도 진행된다.

다만 신동주 회장은 이번 주총 결과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쏟을 방침을 시사했다. 신동주 회장은 임시주총 후 “오는 6월 정기주총에서 안건을 다시 상정하겠다. 그때까지 종업원지주회 등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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