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세돌·알파고처럼···바둑게임 열풍 조짐

접속자수·신규가입자 수 모두 증가애플 앱스토어 인기차트 1위 차지하기도

RPG(역할수행게임), 전략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에 묻혀 있던 바둑게임이 모처럼만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세기의 대결’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으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온라인 게임 접속자 수와 신규가입자 모두 증가했다. 이세돌 9단이 1승을 거두었던 지난 13일 네오위즈게임즈가 제공하는 ‘피망바둑’ 신규가입자수는 평소 대비 7배 늘었고 NHN 엔터테인먼트의 ‘한게임 바둑’은 3배 가량 증가했다.

엠게임이 개발한 ‘엠게임 바둑’ 이용량은 대국 이전과 비교해 30~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국 중계방이 인기를 끌면서 이용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신규 가입자도 그만큼 늘었다.

모바일 바둑게임도 인기다. 17일 현재 구글플레이 무료 게임 인기 순위에는 바둑첫걸음(25위), 은별바둑(51위), 최고의 바둑 for kakao(85위), 바둑의 제왕(96위）등이 진입해 있다.

LR스튜디오스의 ‘사활 마스터’는 지난 16일 애플 앱스토어 내 무료 게임 인기 순위 1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첫 대국이었던 9일과 비교해 약 100위 상승한 수치다.

사활 마스터는 퀴즈 방식으로 이용자들이 문제 풀이를 통해 바둑 레벨을 올릴 수 잇는데, 바둑 초보자들이 바둑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수가 단기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대국이 진행되던 당시 엠게임의 ‘바둑:승부의신 for kakao’는 동시 접속자가 최대 4배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바둑과 함께 오목까지 동반 상승하는 모습도 눈에 띤다. 구글 플레이스토에는 SUD가 개발한 ‘오목의 달인’, 모노몹이 개발한 ‘오목 for kakao’ 등이 인기 순위에 올라 있다. 특히 오목 for kakao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순위 급등세를 보였는데 무료 게임 순위 최고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인기가 빠르게 식을 지도 모른다는 관계자들의 우려도 있다. 실제로 16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22위를 기록했던 은별바둑은 17일 오후 60위권으로 떨어졌고, 바둑의 제왕, 최고의 바둑 for kakao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엠게임 관계자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으로 바둑 게임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 맞다. 이렇게 큰 반응은 이례적인 일”이라며“이번에 유입된 이용자들을 유지하기 위해 이벤트, 마케팅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