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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고, 구조조정은 가열차게

[증권사 대형 M&A그후]몸집 불리고, 구조조정은 가열차게

등록 2016.06.29 09:46

수정 2016.06.29 13:45

김민수

  기자

자기자본 경쟁 스타트···경쟁력 강화 본격화 '평생 직장'은 옛 말··· 구조조정 일상화전문가들 "변화는 선택 아닌 필수"

몸집 불리고, 구조조정은 가열차게 기사의 사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증권사들은 상경계열 문과 지망생들의 선호도 첫 손가락을 다투는 매력적인 직장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높은 연봉은 물론 자신의 능력에 따라 큰 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요소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돌입하고, 제한된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면서 여의도 증권가에도 찬바람이 몰아쳤다.

먼저 대기업의 주요 계열사로서 안정된 성장세를 구가하던 대형증권사들부터 ‘군살빼기’에 박차를 가했다. 사표를 내기 전까지 퇴직할 일이 없었던 증권사들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고, 정규직 대신 계약직 비중을 크게 늘리는 등 전례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양상이다.

이와 동시에 증권사 간 합종연횡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던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마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회사의 명운을 건 분위기다.

△“크게 더 크게” 자기자본을 키워라

국내 증권업계를 이끌던 대형사들은 최근 몇 년새 성장성이 크게 둔화됐다. 거래 활성화를 통한 개인투자자 간 손바뀜이 영업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정작 코스피가 장기간 1850~2000선 사이의 좁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전통적 브로커리지 영업을 통해 실적을 쌓아왔다. 하지만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매력이 크게 저하됐고, 과열 경쟁에 다른 수수료 하락으로 수익성이 한계점에 수렴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유동성 자체는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한된 내수시장을 놓고 수많은 증권사들이 격돌하면서 다양한 상품을 통한 질적 성장 대신 수수료 인하 등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며 영업실적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불러온 것이다.

결국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대형사들의 눈을 해외로 쏠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기자본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최근 굵직한 M&A가 잇따라 진행되며 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은 이 같은 업계 분위기가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몸집 불리고, 구조조정은 가열차게 기사의 사진

△여의도 떠나는 증권맨··· 인력 감축 일상화

이처럼 주요 증권사들이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하는 것과 달리 정작 현장에 근무하는 증권맨들의 심정은 편치 않다. 증시 침체 여파로 여의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쳤고, 조직 슬림화를 명분으로 인력 감축이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여의도를 떠난 증권맨들은 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력 규모가 절정을 이뤘던 2011년 4만4000명에 육박하던 국내 증권사 직원들은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3만6000여명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이는 실적에서 브로커리지 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증권사들이 영업지점을 통·폐합한 데 따른 파생 효과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IT 기술 발전으로 투자자들이 더 이상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졌고, 이는 지점의 대형화 및 집중화, 타 금융사와의 지점연계 등을 불러와 해당 인력의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몸살을 앓던 2014년에는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막론하고 1년새 4000여명에 가까운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이후 회사별 경영 사정에 따라 인력 조정은 일상화됐고, 한 때 선망의 대상이던 증권맨들은 실적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희망퇴직 신청 여부를 고민하는 신세로 전락하게 됐다.

△“변화는 필수불가결··· 미리 대비해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결국 증권 산업의 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수 년간 경쟁 압력이 증가된 상황에서 증권사 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은 만큼 M&A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현재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국내 증권사 수는 5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년 전인 지난 2001년 61개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54개까지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지점 및 영업소, 인력 규모는 꾸준히 감소했다. 결국 개별 증권사가 줄일 수 있는 모든 것을 줄인 상황에서 마지막은 증권사 간 M&A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국내 증권업계에서 벌어진 M&A 결과는 의미가 매우 크다. 지난 2014년 NH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말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올해 초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한 것 모두 상대적으로 작은 증권사가 자신보다 덩치가 큰 증권사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 환경이 크게 바뀌었음에도 증권 산업 구조 변화가 더디게 진행된 것은 사실”이라며 “M&A를 통해 초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로 시장이 분할되면 특화·전문화를 유도할 수 있어 업계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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