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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등록 :
2016-07-08 09:25

삼표, IPO 추진 검토…동양 인수전 ‘실탄 마련’?

국내 증권사에 시장가치 평가 의뢰
현금흐름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용
유진그룹과의 업계 경쟁 구도 전환점

삼표산업, 드라이몰탈 인천공장 전경. 사진=삼표그룹 제공

국내 굴지의 레미콘 업체인 삼표가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을 검토 중이다. 회사 측은 침체된 업황 속에서 현금 흐름 확보를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재무구조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고 오랜 기간 비상장체제를 유지해 온 업력에 비춰봤을 때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유진그룹의 동양 인수를 견제하기 위한 자금 마련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표는 상장 이후 회사의 시장 가치에 대한 평가를 의뢰하는 등 국내 주요 증권사와 IPO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회사 측은 상장에 대한 검토를 한 바는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는 비상장체제를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삼표의 IPO 추진을 두고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인수한 동양시멘트를 제외하고는 삼표산업, 삼표시멘트 모두 비상장사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최근까지는 건설 경기가 좋은 편이었으나 점점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업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장기적인 현금 확보 전략 중 하나로 상장을 검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삼표는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삼표의 부채는 연결 기준으로 2014년 대비 1조 넘게 증가했다. 동양시멘트 인수와 함께 부채비율도 122.94%에서 187.28%로 늘어난 상황이다. 개별 기준으로는 부채 비율이 15%에서 89%까지 상승했다. 이는 인수 과정에서 은행을 통해 4000억원 가량을 차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삼표의 재무구조가 크게 불안한 상황이라 보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인수를 통해 자산 규모가 83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에서 늘었다. 또 시장에서는 부채비율이 100% 이하면 안정적인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흐름 확보가 이번 상장 검토의 핵심이라는 회사 측의 주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유진기업과 본격적인 동양 인수전을 앞두고 자금을 마련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양사는 레미콘 업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유진기업은 동양 인수를 통해 시장영향력을 전국으로 넓히려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유진그룹은 동양 지분의 23.05%까지 확보해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유진그룹의 사업 확장이 라이벌 입장에서 반가울 리 없다.

삼표 역시 최근 정도원 회장과 특별관계인 12명이 동양의 지분을 3%에서 5%로 늘렸다. 최대주주로써 입지를 굳힌 유진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캐스팅보터’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표는 추가 지분매입에 대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동양 지분 확대와 상장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유진그룹과는 이미 지분 차이가 많이나 이를 따라잡으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며 차입금도 늘어난 상황이라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상장이 진행될 시 회사 주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도원 회장 일가의 지분을 처분하고 신주를 발행하는 형식이 유력해 보인다. 정도원 회장은 지분 81.9%를 보유 중이며 그의 장남인 정대현 부사장은 14.07%를 확보한 상태다.

이승재 기자 russa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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