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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에겐 너무 무거운 ‘최순실게이트’

[현장에서]낙하산에겐 너무 무거운 ‘최순실게이트’

등록 2016.10.28 16:35

수정 2016.10.28 16:38

김민수

  기자

닷새 동안 연락을 끊고 잠적했던 조인근 한국증권금융 감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직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입장 표명을 더는 미룰 수 없었을 것이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회사 출근 전 담당 기자들에게 “오후 3시에 회사로 나가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약속한 시간에 도착해 포토라인에 선 그의 표정은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그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씩 대답해 나갔다. “최순실 씨는 이번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게 됐으며, 작성된 연설문이 다른 사람에 의해 수정된다는 건 의심해 본 적 없다”는 게 첫 마디였다.

이어 “대통령 연설문은 초고 작성 후 통상 부속실로 넘겼으며, 이상하게 수정돼 돌아온 적은 없다”며 “연설문이 일반인의 개인 PC에서 발견된 것은 제 상식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왜 잠적했는지에 대해서는 “나라가 혼란스러운데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의혹이 확대됐다”며 “회사나 가정에 피해를 줘서는 안되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청와대와의 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조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던 시절부터 연설문과 메시지 초안 작성 업무를 보좌했으며, 2012년 대통령 선거 및 정부 출범 이후 지난 7월까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7월 갑자기 사표를 제출한 뒤 지난 달 아무런 관련 경력도 없이 증권금융 상근감사위원에 선임돼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지난 9월 여의도에서는 금융권 인사 시즌을 맞아 어느 때보다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조 전 비서관을 시작으로 사전 낙점설이 불거졌던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당장 다음 달 임기가 마무리됨에도 공모 절차조차 밟지 않는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특히 한국증권금융의 경우 증권유관기관 가운데 대표적인 ‘낙하산 천국’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 출신인 정지원 사장은 물론 부사장은 금감원, 감사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 잇따라 임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억대 연봉을 받으며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자 했던 조 전 비서관의 희망은 ‘최순실 게이트’로 어그러진 분위기다. ‘혼이 비정상’이라는 표현을 직접 썼는지, 초안은 최 씨 또는 정호성 비서관에게 보고했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오히려 논란만 더 키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전 비서관의 임기는 오는 2018년 8월까지다. 다만 ‘정권 퇴진’ 움직임까지 감지되는 상황에서 누구도 지켜줄 수 없게 된 외로운 낙하산이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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