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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배려···삼성동은 현대건설, 용산은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에서]현대차의 배려···삼성동은 현대건설, 용산은 현대엔지니어링

등록 2017.04.07 14:12

수정 2017.12.27 09:15

김성배

  기자

삼성동 GBC 현대건설 주도···물량 70%용산 부지는 현대엔지니어링···수익사업현대건설-엔지니어링 형동생 경쟁+협력현대차-기아차와 비슷···시너지 최대성과추구

현대차의 배려···삼성동은 현대건설, 용산은 현대엔지니어링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쟁적 협력관계가 비상한 관심을 끈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용산구 원효로 현대차 서비스 센터 부지를 최고 48층 높이 복합단지로 개발하기로 결정하면서부터다. 현대차그룹 숙원사업으로 지난해 3조원에 육박하는 시공물량을 발주하는 등 가속도가 붙고 있는 올해 착공 예정인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사업은 현대건설이 주도하는 반면 용산 원효로 개발사업은 동생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끌고 나갈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차 그룹의 계열사 시너지 경영이 또 이목을 끌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의 상징적인 사업마다 이들간 경쟁적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최대한의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7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같은 현대차 그룹 계열 건설사다. 한지붕 식구라는 의미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실상 모회사로 지분적으로 최대주주(38.62%)다. 때문에 이들은 연결재무제표를 사용한다. 매출과 수주 관련 이익 등 경영실적도 합산해서 공시하고 발표한다. 이들이 같은 주머니를 차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형인 현대건설과 동생인 현대엔지니어링은 법인이 엄연히 다른 만큼 개별 재무제표로 보면 각 사의 성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이들간 시장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쟁도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15년 공동으로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는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수수료를 얼마로 정할까라는 이슈로 1년 가까이 협상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큰 집인 현대차 그룹이 그룹 숙원사업이나 상징적인 프로젝트에선 경쟁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발휘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맡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서울 용산구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용산구 원효로 현대자동차서비스 부지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4가 114-40일대 3만1000㎡를 비즈니스호텔 1개 동, 오피스텔 4개 동을 갖춘 최고 48층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제안서를 용산구에 제출했다. 기존 현대차 서비스센터 부지에 최고 48층 높이의 건물 5개 동을 짓겠다는 계획으로,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인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높여달라는 내용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부지에 업무시설과 호텔 등 숙박시설을 조성해 계열사 수익사업으로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대규모 개발 사업 제안서를 형인 현대건설이 아닌 아우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출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이번 사업을 현대엔지니어링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올해 착공 예정인 현대차그룹의 숙원 프로젝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사업은 현대건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이번엔 동생인 현대엔지니어링을 밀어주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GBC사업 추진단을 이끈 현대건설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삼성동 사업 발주물량의 70%(1조7923억원)를 가져간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30%(7681억원) 지분으로 이들간 7대 3 비율로 계약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이 건축사업 강자인 형 현대건설에게 사업 주도권은 물론 시공물량도 더 많이 챙겨줬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반해 최근 탄력을 받고 있는 용산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 부지사업의 경우 호텔이나 업무시설 등 수익사업은 물론 시공권 상당물량도 현대엔지니어링이 가져갈 확률이 높아지면서 수익이나 수주를 나누는 등 현대차 그룹이 이들간 경쟁적이면서도 시너지 효과도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테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경쟁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도 경쟁적 상생관계로 최대한의 성과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의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차세대 현대차그룹을 이끌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건설 주식이 한주도 없는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개인 최대주주라는 점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그룹 전체로 볼 땐 이들간 시너지 효과가 더 절실할 수 있다. 글로벌 현대차그룹의 행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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