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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노조 ‘내로남불’ 하지마라

[데스크칼럼]금융권 노조 ‘내로남불’ 하지마라

등록 2017.11.07 07:41

홍은호

  기자

금융권 노조 ‘내로남불’ 하지마라 기사의 사진

우리사회는 언제부터 남에게 자신의 잘못이나 실패를 돌리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 친구에게 동료에게 심지어 사회 전체에서 원인을 찾고자 한다. 자신의 잘못이나 실패를 남에게서 찾고 급기야 화를내고 미워한다. 내로남불. 남이하면 불륜이고 내가하면 로맨스다.

이같은 현상은 만연해 있다. 각계각층에서 자신들의 이득을 차지하기 위해 도전을 하고 이것이 실패하면 문제를 나 자신보다 남에게서, 또 다른곳에서 찾는다. 내가 저지른 큰 실수는 너그럽게 용서하지만 남의 작은 실수는 끝까지 용서하지 않는다.

기업 노조도 마찮가지다. 회사의 약점을 파헤쳐 이를 이용하고, 이를 근로자 전체가 원하는 것처럼 포장 한다. 회사가 위압을 가하면 노조탄압이요, 노조가 폭력을 행사하면 근로자의 권리를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라고 한다.

경영자들은 노조의 막강한 권력이 이미 회사조직을 좀먹는다고 말하고 있다. 강성노조의 탄생으로 인해 기업인들은 우리나라에서 회사를 운영하는게 어렵다고 한다. 한때는 이들의 말이 모두 거짓처럼 들렸다.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노동자를 착취하고 핍박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인들의 이같은 하소연이 지금은 그냥 잡소리처럼 들리지 않는다. 요즘들어 일부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CEO의 집무실을 점거하고 집기 등을 부수곤 한다. 금융노조 수십명의 조합원들이 산별교섭 재개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막고 있다며 회장실을 점가하고 화분 등을 집어던지는 등의 폭력을 행사한 사건은 노조의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노조 전체를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노조는 회사의 횡포에 맞서서 근로자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조직이다. 그러나 일부 강성노조라고 불리우는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이들의 한가지 특징은 폭력의 원인을 자신들에게서 찾지 않고 사측에서 찾는다. 노조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사측이 문제라는 식이다.

금융권 일부 노조는 한 발 더 나아가 회사의 경영까지 간섭하려고 한다. KB노조가 대표적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회장을 뽑는 사외이사에 이들이 추천한 인물을 앉히려고 한다. 윤종규 회장의 철권통치를 좌시할 수 없다는 명분이다.

윤 회장은 KB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장고끝에 투입한 인물이다. 금융권에서는 그를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간의 권력다툼에 사분오열한 KB금융을 반석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노조만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는 20일 윤종규 회장의 연임을 확정짓는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이날 노조추천 사외이사의 선임과 윤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 배제를 위한 주주들의 표결도 있다. KB노조가 주장하는 투명한 최고경영자 인사시스템 정착을 위한 노조추천 사외이사를 받아들일지, 말지에 대한 결과가 나온다.

노조는 자신들의 목소리가 관철되지 않더라도 깨끗하게 승복하는 자세는 물론, 내로남불만 하지말고 역지사지로 경영진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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