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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파는 평창 롱패딩

없어서 못파는 평창 롱패딩

등록 2017.11.20 04:16

이지영

  기자

강추위 뚫고 새벽부터 몰려든 인파가성비·촌스럽지 않은 디자인 젊은이들에게 먹혀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는 평창 패딩을 구입하러 1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는 평창 패딩을 구입하러 1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공식 라이선스 상품인 '구스롱다운점퍼', 일명 '평창 롱패딩'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Be The Reds’라고 새겨진 붉은악마 티셔츠가 동이나 벌어졌던 품귀현상을 연상케 할 정도다. 평창 패딩은 온라인에서는 이미 품절된 지 오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상품이 입고될 때마다 인파가 몰려들어 도떼기 시장을 방불케 했다. 이 패딩은 뛰어난 가성비(가격에 비해 품질이 높음)가 주목받으며 입소문이 퍼졌고, 패딩을 입은 아이돌 인기 스타들의 사진이 퍼지면서 품귀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패딩 사러 새벽부터 줄서서 기다린 인파

평창 패딩 물량이 풀린 지난 18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오픈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입구에서부터 지하철 역까지 수백명 인파가 길게 줄지어 서있었다. 평창 롱패딩을 사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이다. 줄서서 기다린 대기자만 700명, 영하로 뚝 떨어진 날씨였지만 추위를 이겨내며 오픈 하기만을 기다렸다. 맨 앞에 서 있던 남성은 새벽 2시부터 자리 잡고 기다렸다.

이날 백화점 오픈과 함께 내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일부 매장에선 사람들이 뒤엉키는 무질서한 모습이 연출됐고, 몸싸움과 다툼이 벌어지며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본점의 통제에도 일부 고객들이 면세점을 통해 매장에 들어와 몇 시간을 추위에 떨다가 들어온 고객들과 실랑이가 붙고 CCTV를 통해 먼저 온 순서를 가리자는 소동이 벌어졌다. 행사장 사방에서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요" "다섯 시간을 기다렸는데 사이즈가 없는 게 말이 돼요" 등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사이즈가 동나거나 대기 순번이 늦어 구입을 하지 못한 고객에게 "5만원 웃돈 얹어주면 드릴께요" 라며 거래를 제안하는 풍경도 펼쳐졌다. 이날 패딩을 구입하려 백화점을 찾은 고객은 약 1000여명에 이른다.

지난달 말 출시한 평창 롱패딩은 15일 만에 약 15만장 판매됐고 1차 매진에 이어 16일 출시된 2차 판매분도 당일 모두 완판됐다. 온라인 몰의 경우 접속자 폭주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오프라인 판매만 하기로 했다. 현재 평창 롱패딩은 생산된 3만장 중 2만3천장이 모두 팔려 7천장만 남은 상태다. 추가 생산 계획은 없다. 오는 22일부터 나머지 7000장이 입고될 예정인데 추가 물량이 들어오면 또 한바탕 소동이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1차로 준비한 2만 3000여장 물량이 모두 팔려 재입고 시기와 판매처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오는 22일쯤부터 남은 수량을 재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없어서 못파는 평창 롱패딩 기사의 사진

◇인기폭발 '평창 패딩' 매력 뭐길래

평창 롱패딩의 첫번쨰 인기 비결은 가격에 비해 품질이 뛰어난 '가성비'다. 거위 솜털(80%)과 깃털(20%)로 제작된 구스다운 롱패딩인 평창 롱패딩의 가격은 14만9000원이다. 같은 소재를 사용한 브랜드 제품이 30만~100만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물론 이런 가격수준에서 '마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롯데백화점은 마진을 포기하더라도 올림픽을 기념하는 롱패딩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4만9000원이라는 가격에 맞춰 패딩을 제작해 줄 협력업체를 찾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다. 대부분 공장에서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 초 처음 패딩을 기획할 때 가격 부담을 줄여 최대한 많은 사람이 구입할 수 있게 하자는 목표를 잡고 14만90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했다"면서 "낮은 가격이지만 절대로 품질을 떨러뜨려서는 안된다는 조건이 뒤따라 협력업체 찾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고 강조했다.

심플한 디자인도 평창 패딩의 매력이다. 일반적으로 행사를 위해 제작된 의상이나 소품엔 눈에 잘 띄는 부분에 커다랗게 '평창동계올림픽' 등의 로고를 새겨넣는다. 하지만 이런 옷들은 행사가 끝나면 로고에 시선이 쏠려 입고 다니기 불편해진다. 평챙패딩은 이런 부분을 고려해 과감하게 로고가 박힌 마크를 생략했다. 로고는 옷 안쪽면 등 위에 붙이고, 대신 PASSION CONNECTED(하나 된 열정)’라는 슬로건을 등과 소매 부분에 새겨 넣었다. 이런 센스있는 디자인은 가성비와 함께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했다. 온라인과 각종 SNS에는“과감하게 마크를 생략한 디자인이 촌스럽지 않아 마음에 든다” “옆트임이 있어서 활동하기 편하다. 더 확실한 건, 따뜻하다”"올림픽에 맞춰 만들었지만 올림픽의 상징을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아 올림픽 기간이 끝나도 계속 입을 수 있다" 등의 품평이 올라왔다.

없어서 못파는 평창 롱패딩 기사의 사진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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