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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성공···“외국인 주주의 승리”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성공···“외국인 주주의 승리”

등록 2018.03.23 16:40

차재서

  기자

김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 찬성률 84.6%73% 달하는 외국인 주주의 지원 압도적당국 공세 속에도 ISS ‘찬성표’에 자리지켜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찬성 84.6%, 반대 15%, 기권 0.4%”

금융당국의 거센 공세에도 주주들의 선택은 김정태 회장이었다. 주총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외풍에 시달렸던 김 회장은 이들의 지원에 힘입어 결국 ‘3연임’을 확정짓게 됐다. 지배구조와 채용비리 등 각종 의혹으로 하나금융이 코너에 내몰리기도 했지만 73%에 달하는 외국인 주주의 마음이 돌아서지는 않았다.

하나금융지주는 23일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에서 ‘제1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전체 주주의 78.9%가 참석한 가운데 84.6%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그에 대한 사내이사 추천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김정태 회장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에 이어 세 번째로 ‘3연임’에 성공한 금융그룹 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일찍이 경영능력을 입증하며 연임 가도를 걸어온 김 회장이지만 사실 그가 연임을 확정짓기까지는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 지난해말 금융당국이 금융권 CEO의 ‘셀프연임’을 문제삼으면서 하나금융의 지배구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나선 게 시작이었다. 이에 하나금융은 지난해 12월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으며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가 회장 최종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당국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채용비리 문제도 김 회장에게 시련을 안겼다. 금감원의 은행권 현장조사를 통해 KEB하나은행에서 비리 정황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그룹 최고 경영자인 그에게까지 불길이 번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돌연 자리를 내놓자 김 회장과 하나금융을 향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이에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 연구소는 주총을 약 1주일 앞두고 각종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김 회장의 손을 들어주자 상황은 다시 김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ISS는 김 회장의 재임기간 중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주주가치가 높아졌다는 점을 들어 그의 연임에 대한 찬성의 뜻을 밝혔다. 동시에 검찰과 금감원 수사 결과 ‘혐의 없음’으로 가닥을 잡은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과 정유라 특혜대출 의혹에 대해서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상대적으로 권위가 높은 ISS의 찬성표가 갖는 의미는 컸다. 외국인 주주는 대부분 ISS의 의견을 참고해 움직이는 데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73%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1% 이상 주주도 국민연금과 SK텔레콤 이외에는 대부분 외국 기관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즉 ISS가 김 회장을 지원사격할 때부터 이날 주총의 결과는 이미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하나금융의 이번 주총에서는 약 1시간을 할애해 김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주주들 간의 격론이 벌어졌지만 결국 김 회장의 판정승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는 끝까지 돌아서지 않은 하나금융 주주들의 역할이 컸다”면서 “김 회장으로서는 새로운 임기 중 경영성과를 내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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