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삼성중공업 살리기 나섰다

삼성전자, 2040억 출자 유상증자 참여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SDI 등도 동참

소액주주 심리개선·대주주 참여 기대 확산

삼성전자는 6일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2040억원을 출자해 참여한다고 밝혔다. 사진=최신혜 기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삼성중공업이 진행하는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6일 계열사인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유상증자에 1차 예정발행가 5870원 기준 총 2040억원을 출자한다.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 보통주 3천476만2천416주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로서 지분율에 비례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전기는 각각 391억원, 276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로써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대한 참여여부 공시가 필요했던 삼성 그룹 3개 주주사가 모두 참여하게 됐다.

삼성 계열사의 삼성중공업 지분 보유 현황은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가 16.91%로 가장 많고 삼성생명 3.24%, 삼성전기 2.29%, 삼성SDI 0.40%, 제일기획 0.13%, 삼성물산 0.12% 등이다. 삼성SDI, 제일기획, 삼성물산은 출자 규모가 50억원 미만으로 공시 의무 사항은 없으나 모두 증자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중공업의 유증 성공을 위해서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말해왔다.

삼성중공업 지분 63.4%를 차지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고, 다른 주요 대주주들의 참여를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액주주를 설득하는데 최대주주의 참여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우리사주조합 배정분이 청약 완료된데 이어 유상증자에 최대 주주가 참여하면서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우리사주조합 대상 유상증자 청약률은 125%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7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예고한 삼성중공업은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자금확보 목적으로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9일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격을 확정할 예정이다. 4월 12∼13일 구주주 청약, 4월 17∼18일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을 거쳐 5월 4일 신주를 상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