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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사장 내정자에 서훈택 전 실장. ‘진에어’가 발목

한국공항공사 사장 내정자에 서훈택 전 실장. ‘진에어’가 발목

등록 2018.07.02 14:06

수정 2018.07.03 07:43

김성배

  기자

진에어 등기 임원 등재시 국토부 항공 책임자1년 임기 남은 성일환 전 사장 후임으로 등장노조, 예고된 인사에 부사장도 관피아 반대

국토교통부 세종시 청사(사진제공=국토교통부)국토교통부 세종시 청사(사진제공=국토교통부)

“서훈택 (국토교통부 항공정책) 실장이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말씀 전합니다”(김현미 국토부 장관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

서훈택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가운데 한국공항공사 노조가 극렬히 반대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100일 기자간담회 당일 국토부를 퇴임한 서 전 실장에 대해 국토부 출신으로 관피아(관료+마피아)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러나 기존 전 공군참모총장 출신인 성일환 전 사장보단 교통 항공 분야 전문가로 봐야한다.

때문에 서훈택 사장 반대 기자간담회부터 연판장까지 돌린 등 노조의 강력 투쟁에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

업계에선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놓고 돌연 사퇴한 성일환 전 사장 등 국토부로부터 예고된 관피아 낙하산 논란부터 진에어 문제를 비롯 제2신공항 논란까지 노조의 반대 논리와 사유가 수두룩한 상황이라 최종 임명까지 커다란 진통이 예상된다.

2일 건설부동산업계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서 전 실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를 통과했다.

서 전 실장은 이달 중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할 것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최근 공항공사 노조가 반대 투쟁 등에 나서면서 임명 자체가 불투명한 위기에 놓인 것.

서 전 실장은 경북 고령 출신으로 단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2002년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 수송물류정책과 서기관, 2008년 물류정책과장, 2013년 항공정책관, 종합교통정책관, 2015~2017년 항공정책실장 등을 거쳤다. 이력만 봐도 국토부에서 잔뼈가 굵은 교통 항공분야 전문가라는 의미.

공항 정책 전문가임에도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는 이유가 뭘까.

노조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실제 기존 성일환 사장이 임기 1년을 앞두고 돌연 사퇴한 게 정부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서훈택 전 실장 등 국토부 낙하산을 사장으로 꼽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9월 김현미 장관의 100일 기자간담회 당시 김 장관이 기자들에게 직접 그의 퇴임을 알리는 등 소개되기도 했다.

더욱이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부사장 마저 국토부 출신이다. 국토부 등 정부는 지난 3월 국토부 출신인 김명운 전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대개 공항공사는 외부인사가 사장에 오르면 부사장은 내부에서, 내부인사가 사장직에 임명되면 부사장은 국토부나 정치권 드에서 임명해 형평을 맞춰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재직 시절 책임론도 터져 나온다. 최근 항공업계 최대화두로 떠오른 진에어 면허취소 논란의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일부 지적이다. 노조는 “서훈택 전 실장은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등기임원으로 활동할 당시 국토교통부의 항공부문 총책임자였다”며 “이를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 부사장이 법규정을 위반하며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것은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서 전 실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 및 항공정책실장을 역임하며 항공사 관련 업무를 총괄한 바 있다. 조현민 전 부사장의 등기임원 재직 및 면허취소 논란과 관련해 국토부가 사실상 징계 결정을 유보한 가운데 서훈택 전 실장도 일부 책임에서 배제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또 다른 이유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무리하게 추진된 제주 제2신공항 선정 이슈. 서훈택 전 실장은 제주 제2신공항 선정 과정에 관여한 인물로, 이와 관련해 제주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태다. 대책위는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과정에 심각한 조작이 있었다며 지난해 7월 서훈택 전 실장 등 3명의 국토부 관계자를 고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공항공사 노조 측은 제주 제2신공항 문제는 신임 사장의 당면과제가 될 사안인데, 서훈택 전 실장이 임명될 경우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제주 제2신공항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역시 같은 이유로 서훈택 전 실장의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에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와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지난 4일 논평을 통해 “부당한 관피아 적폐인사로,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사장보다 더 전문적인 인사가 왔음에도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기존 성일환 전 사장이 물러난 이유부터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공항공사의 사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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