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데이터가 공짜···이통사에 부는 제로레이팅 바람

KT, 갤노트9 가입자 게임 데이터비 면제

SKT, 포켓몬스터 이어 게임·SNS에 적용

브랜드 이미지 제고, 실질 고객 혜택 높여

사진=KT 제공.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콘텐츠 소비에 필요한 데이터를 공짜로 제공하는 제로레이팅에 주목하고 있다. KT는 갤럭시노트9 출시에 맞춰 인기게임 4종의 게임 데이터 및 아이템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SK텔레콤은 10~20세대 컬쳐 브랜드 ‘0(이하 영)’을 통해 청소년들에 게임, SNS 등의 데이터를 공짜로 제공한다. 데이터 혜택 확대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다 망 사용료 분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10일 KT는 삼성전자가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노트9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인기 모바일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총 4종의 게임 데이터 사용료를 과금하지 않고 별도 아이템도 제공하는 무료로 제공하는 제로레이팅 기반 ‘KT 플레이게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로레이팅은 이동통신사가 콘텐츠 사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관련 데이터 비용을 대신 내주는 것을 말한다. 데이터료는 통신사 혹은 콘텐츠 업체가 부담한다. 동영상 콘텐츠 시작 전 광고를 감상하면 콘텐츠에 활용되는 데이터비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형태의 서비스도 제로레이팅에 속한다.

KT 플레이게임은 자사 갤럭시노트9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인기 게임들의 데이터 비용을 무과금 처리하는 프로모션이다. 단말기에 탑재된 피파온라인 4M, 검은사막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오버히트 등 총 4종 게임이다. 이들 게임 실행 시 스페셜 아이템을 무료 제공하고 게임 구동 후 플레이에 소모되는 데이터가 과금되지 않는다.

KT 플레이게임은 별도 가입 없이 21일부터 10월 말까지 갤럭시노트9의 게임런처에서 이용 동의를 통해 간단히 신청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 데이터 과금 면제 혜택은 올해 말까지 적용된다.

제로레이팅은 지난해부터 통신비 인하 방안 중 하나로 주목받아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인기 게임인 포켓몬스터에 적용하면서 화제가 됐다. SK텔레콤 가입자들 가운데 포켓몬스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게임 데이터, 업데이트 데이터 등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며 마케팅에 활용했다. 자사 오프라인 매장도 포켓스탑으로 꾸며 게이머들이 자사 매장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선보인 10~20 컬쳐 브랜드 ‘0(이하 영)’에서도 제로레이팅을 도입했다.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게임들을 데이터비 부담 없이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 중고등학생 고객들은 넷마블, 네오위즈 등 게임 뿐 아니라 헝그리앱, 김급식, 스노우 등 10여개의 게임 및 커뮤니티, 포토 앱을 데이터 차감없이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앱의 유료 콘텐츠도 선물받을 수 있다.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플랫폼화 시켜 제로레이팅 기반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제로레이팅은 그간 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통신사나 콘텐츠 사업자가 스스로 고객 데이터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이어서 시장친화적인 방안으로 꼽혀왔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나 지난해 도입된 통신 보편요금제 혹은 요금할인율 인하 등 강제적인 정부 조치 보다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제로레이팅을 반기고 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이 공개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9명(88%)이 데이터 요금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할인해주는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8명(79%)은 가계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응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고객 혜택 확대라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면서 “제로레이팅이 확산될 경우 인터넷 망 사용에 대한 부담을 업계로 분산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