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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등록 :
2018-10-29 18:03

수정 :
2018-10-30 14:13

교보생명 FI, 상장 최후통첩…신창재號 18년만에 최대 위기

어피니티, 풋옵션 행사 의사 통보
1조원대 지분 매각시 경영권 위협
교보생명, 상장은 하되 시기 조율

교보생명 주주 현황. 그래픽=강기영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풋옵션 행사라는 최후통첩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약속한 교보생명 상장 시한을 넘긴 만큼 당장 상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FI 컨소시엄과 주관사를 선정해 알아보고 있으니 시간을 더 달라는 교보생명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FI들이 상장을 압박하기 위해 꺼내든 풋옵션 카드가 실제 행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득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최근 풋옵션 행사에 대한 의사를 신창재 회장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계약은 개별 주주들간의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통보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올해 6월 말 기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이 총 24%의 교보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지분을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면서 2015년 말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이번 통보는 지난달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신 회장 측이 상장 결정을 미루기로 한 데 따른 최후통첩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어피너티 측 사외이사인 이상훈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한국지점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약속한 상장 시한이 3년이나 지난 만큼 서둘러 상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금 공제회 등 출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FI들은 원리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교보생명은 이미 선정한 상장 주관사의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은 앞선 8월 IPO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 확충을 추진하기 위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국내)과 크레디트스위스(외국)를 선정한 바 있다.

주관사 선정 직후 기자와 만난 신 회장은 IPO 추진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아직 자료도 못 만들어서 멀었다. 원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실제로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신 회장은 최소 1조원 이상의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의 가격을 최소 1조원 중반대로 추산하고 있다.

신 회장이 당장 이 같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

신 회장은 교보생명 지분 33.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 회장의 가족과 계열사 임원 등의 지분을 더하면 지분율은 36.91%다.

풋옵션 행사와 경영권 위협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신 회장은 지난 2000년 대표이사직에 오른 후 18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풋옵션은 교보생명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일 뿐, 실제로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교보생명이 상장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오는 2021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한 교보생명이르면 내년 상장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그동안 잇따른 상장 추진설과 관련해 내년에 발표되는 K-ICS 최종안에 따라 조달해야 할 자본의 규모가 확정되면 상장 여부와 시기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교보생명은 어피너티 컨소시엄을 상대로 상장 시기를 조율하는 설득 작업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FI들의 가장 큰 목적은 교보생명의 성공적인 상장을 통해 최대한 많은 투자 차익을 남기는 것인 만큼 풋옵션 행사는 상장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더욱이 현재 국내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무리한 상장은 교보생명과 FI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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