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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존경받는 기업’ 위한 큰 과제 풀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존경받는 기업’ 위한 큰 과제 풀었다

등록 2018.11.23 14:26

한재희

  기자

李, 재판서 “존경받는 기업인” 목표 호소23일 반도체 피해자에 공식 사과·보상 약속지배구조 개편·사회 책임 등 쇄신 이어질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존경받는 기업’ 위한 큰 과제 풀었다 기사의 사진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고 다짐했다.”

“제 꿈은 삼성을 이어받아 열심히 경영해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제가 받아온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사회와 나눌 수 있는 참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은 것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재판을 받으면서 1심에 이어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존경받는 기업인’이 목표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호소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1년간 해결되지 못했던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문제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삼성은 이번 사회적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의 좋은 선례로 남게 됐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게 됐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와 관련 중재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을 열고 지난 1일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특히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이 참석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며 재발 방지와 철저한 보상 이행을 약속했다.

이날 중재판정 이행 합의는 지난 2007년 고(故)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반도체 및 LCD 사업장 근로자들의 건강 문제가 제기된 지 11년 만이다. 2008년 반올림이 발족된 후 삼성전자와의 거듭된 합의 노력에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갈등이 이어져 왔다.

1차 조정은 2014년에 시도됐다. 당시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는 조정위원회 설치와 조정안 위임을 결정했다. 조정위원회를 통해 7개월간 회의를 거쳐 2015년 7월 조정권고안을 발표했지만 1차 조정안은 당사자들의 거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이어 9월 자체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반올림과 일부 피해자의 반발로 중단, 조정 절차 아예 중단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러다 조정위원회는 올해 초 삼성과 반올림 양측으로부터 합의 노력을 재개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 조정위원회는 2차 조정을 진행하면서 조정방식이 아닌 중재방식을 택하기로 결정, 양측이 조정위원회에서 제시하는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사전에 합의하는 방식을 제한했다.

그 결과 양측이 지난 7월 조정안 마련에 전격합의, 사태해결에 물꼬를 텄다. 이때 조정위원회는 사회적 합의를 위한 중재안 도출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형 조정위원장은 이번 중재안 협의를 두고 “고통과 갈등이 없는 사회가 아니라, 고통과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며 “화해를 위한 불씨를 키워 나갈 때 우리는 치유에 이를 수 있으며, 이번 조정과 중재절차가 바로 그것을 보여준 하나의 전형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 역시 “타협은 보통의 승리”라면서 “첨예한 갈등 사안에서 합의 쉽지 않다는 점에서 조정위원회와 반올림, 삼성의 양보와 인내와 헌신이 이루어진 종합예술의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이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을 약속했다느 점에서 의미있는 자리”라면서 “삼성이 거대한 기업이 아닌 존경받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해묵은 갈등을 해결하면서 이재용 부회장 시대의 ‘뉴삼성’으로 가기 위한 쇄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은 올 한해동안 순환출자 전면해소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직접고용, 계열사 임원 운전기사 직접 고용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사회 공헌 등 전분야의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3년간 180조원 투자, 4만명 직접 채용을 발표했다. 이는 창사 이래 가장 큰 투자로 이 부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8년까지 보상 이행에 나선다. 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 17일 이후 반도체·LCD 생산라인에서 1년 이상 근무한 현직자와 퇴직자 전원으로 지원보상액은 근무장소, 근속 기간, 발병 연령, 질병 중증도 등을 고려해 지원보상위원회에서 산정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협약식 이후,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함께 중재판정에 따른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할 예정이다. 보상지원과 별도로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을 위해 500억원도 출연한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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