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계현 삼성전자 중국 총괄 부사장, ‘슈프림 짝퉁’에 속은 사연

“슈프림과 협업” 공개했지만 ‘짝퉁 브랜드’ 판명

미국 뉴욕 본사 진짜 슈프림 “삼성과 협업 안 해”

권계현 중국 총괄, 행사서 “中공략” 밝히는 ‘촌극’

삼성전자 중국 베이징 갤럭시A8s 공개 현장. 사진=엔가젯, 리처드라이 웨이보 캡쳐

삼성전자 중국법인이 ‘짝퉁 브랜드’와 협업을 발표해 논란이다. 권계현 중국 총괄(부사장)이 원조 브랜드 고유 가치를 무시했거나 협업사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등 다수의 비판이 일고 있다.

마침 권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중국 내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직접 알리는 등 힘을 실어 촌극을 빚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이날 갤럭시A8 발표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본사를 둔 의류브랜드 ‘슈프림(supreme)’과 협업을 선언했다.

지난해 4월 중국 총괄을 맡은 권 부사장도 행사에 참석해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들의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삼성전자 중국법인 관계자 펑엔(Feng En)은 유명 패션 브랜드 임원을 현장에 초대해 마케팅 협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슈프림은 1994년에 뉴욕에서 창립한 이후 20여년 동안 가파르게 성장해 스트리트 패션의 대명사로 불린다. 40달러 정가 티셔츠가 1000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고가의 가격과 관계없이 항상 팬층이 두터운 브랜드로 평가된다. 지난해 루이비통과 협업하는 등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적인 브랜드다.

문제는 이날 삼성이 밝힌 협업 브랜드가 뉴욕에 본사를 둔 통상의 슈프림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짝퉁 브랜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슈프림 이탈리아’는 슈프림 뉴욕의 로고를 무단으로 도용해서 만들어졌다. 보통 명사가 상표권 등록이 안 되는 이탈리아 법을 악용해 설립됐다. 지난 8월 이탈리에서 진행한 진짜 슈프림과 소송에서 승소해 현지에선 해당 상표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다. 사실상 합법적인 ‘가품’으로 인식되는 셈이다.

외신 등에서 논란이 일자 진짜 슈프림은 자사 인스타그램을 통해 “슈프림은 삼성과 협력하지 않는다”며 “이런 주장은 전부 거짓이고 모조 회사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홍콩의 유명 패션 매거진 하이프비스트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행사에 대해 “뻔뻔스러운 거짓말” “전통 슈프림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과대광고”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