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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리고 아웅’···김병숙 사장의 ‘이메일 사과’

‘눈가리고 아웅’···김병숙 사장의 ‘이메일 사과’

등록 2018.12.18 08:12

주현철

  기자

사고 5일 만에 사과문 게재⋯‘임직원 일동’ 10문장짜리사과문 두고 ‘논란’⋯“이메일 사과문에 내용·대책도 부실”

한국서부발전한국서부발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가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지 5일 만에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이 사과문을 냈다. 하지만 사망자수 축소보고 의혹과 더불어 ‘눈 가리고 아웅’식의 사과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6일 저녁 서부발전은 메일을 통해 “최근 사고로 사망한 김용균씨에게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사과문에서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끔찍한 죽음 앞에서 숙연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께 다짐과 입장을 밝힌다”며 관계기관 조사 협조와 조사 결과에 따른 책임,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사업장 개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유가족 및 동료 지원 등의 내용을 담았다.

‘임직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이 대국민 사과문은 출입기자들의 이메일을 통해 전달됐다. 게다가 사과 내용이나 대책이 두루뭉술하고 구체적이지 않아 사실상 보여주기식 사과가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용균 시민대책위는 ‘한국서부발전, 잘못부터 인정하라’ 제목의 논평에서 “사장도, 회사 명의도 아닌 ‘임직원 일동’으로 나온 이 글은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은데다 출입처 기자들 메일로만 전송됐다”며 “사과는 피해자에게 직접 하는 것이 기본인데 방법부터 틀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부발전이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도 변명으로만 일관했다는 게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의 지적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유가족에 먼저 사과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사과문 전달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또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이 사죄를 위해 위해 몇 차례 빈소를 찾았으나 민주노총 등이 반대해 조문을 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한국서부발전이나 태안화력 홈페이지에서는 정작 찾아볼 수 없었다. 서부발전 SNS페이지에서만 유일하게 게시됐다. 이를 두고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 대책위의 주장이다. 특히 사고 전 서부발전은 28차례에 걸쳐 설비개선 요구를 받았으나 3억원의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이를 묵살했다며 대책위는 날을 세웠다.

아울러 대책위는 사망사고 현장조사 이튿날이던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부발전이 노동자의 설비개선 요구를 무시한 점, 사고 이후 작업 재개를 지시한 점 등을 공개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서부발전은 사고 이후 작업중지가 내려졌는데도 작업자들에게 일부 작업을 재개할 것을 지시했다”며 “언론과의 접촉을 삼가라는 등 협박까지 일삼으며 사건을 은폐하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서부발전은 딱 열 문장으로 구성된 사과문에서 자신의 잘못을 한 가지도 밝히지 않았다”며 “길게 쓰라는 말이 아니라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라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서부발전은 ‘당신 자식이었어도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일하게 했을 겁니까’라는 고 김용균님 부모의 질문부터 답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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