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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 사장, 폴리실리콘 전문가 김택중 수장에 앉힌 까닭

이우현 사장, 폴리실리콘 전문가 김택중 수장에 앉힌 까닭

등록 2019.02.12 11:07

수정 2019.02.12 14:22

이세정

  기자

OCI, 3월 정기주총서 김 사장 대표 선임 예정원가 20% 이상 절감 목표···태양광 부진 타개말레이시아 프로젝트 총괄···업무 적임자 평가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이우현 OCI 사장이 태양광 업황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폴리실리콘 전문가’ 김택중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김 사장 주도의 원가절감을 단행,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11일 열린 ‘2018년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김 사장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OCI 새 등기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OCI는 이수영·백우석·이우현 3인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해 왔지만, 2017년 10월 이수영 회장이 별세하면서 백우석 부회장과 이우현 사장 2인 대표체제로 개편한 바 있다. 김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 종전처럼 3인 각자 대표체체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백 부회장에 이어 든든한 아군을 또 한 명 얻게 됐다. 백 부회장은 선대 회장 때부터 OCI는 물론, 그룹 차원의 경영을 총괄하며 이 사장을 7년째 보필하고 있다.

김 사장의 깜짝 기용은 주력사업인 태양광 사업의 불황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이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OCI는 지난해 매출 3조1121억원, 영업이익 1587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위축됐고, 영업이익은 44.2% 줄어들며 반토막 났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적자전환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한 7044억원, 영업손실은 4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부진한 실적은 OCI의 주력 생산품이지 태양전지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폴리실리콘 사업이 포함된 베이직케미칼은 4분기 매출 2940억원, 영업손실 620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제품이 가격이 하락하고, 반도체 시황 부진으로 판매가 줄면서 전년보다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특히 재고평가손(84억원)이 반영되면서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이 사장은 2013년 취임 이후부터 석탄화학 중심의 사업군을 태양광 중심으로 바꾸는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취임 첫 해부터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하면서 2015년까지 3년간 적자늪에 빠졌다. 이후 시황이 개선되면서 2016, 2017년 연속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OCI 전체 매출의 40%는 폴리실리콘에서 나오는데, 공급 과잉 여파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2017년 말 kg당 17달러 안팎을 오가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말 9달러대로 내려앉았다. 통상 폴리실리콘으로 수익을 내려면 kg당 14~15달러를 넘겨야 하지만, 이보다 못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또 전체 수출의 80%를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지난해 6월 태양광 보조금 삭감과 신규 태양광 프로젝트 중단을 발표하면서 수요 절벽이 발생했고, 엎친데 덮친격 경쟁사 증설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OCI는 폴리실리콘 분야 1인자로 꼽히는 김 사장을 앞세워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폴리실리콘 생산 원가를 지난해보다 20% 이상 낮추겠다는 이 사장의 목표를 실현하는데 핵심축을 담당하게 된다.

김 사장은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동양제철화학(현 OCI)에 입사했다. 그는 사업개발 담당 상무와 본부장을 거쳤고,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중앙연구소와 신재생에너지(RE) 사업을 총괄하는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김 사장은 2017년 5월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프로젝트 사장으로 승진하며 일본 도쿠야마 말레이시아 공장의 인수 마무리와 조기 안정화라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 이 사장은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말레이시아 공장 인수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값싼 전기료와 인건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연산 2만톤 규모지만, 인수 당시 유효 생산량은 1만3800톤에 불과했다. OCI는 공장 인수 직후 생산능력이 기존5만2000톤에서 6만5800톤 규모로 늘어나면서 독일 바커, 중국 GLC 등과 함께 글로벌 톱3 업체로 도약했다.

김 사장은 말레이시아 공장을 총괄하면서부터 생산량 확대에 집중했다. 그는 공정 중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일부 설비를 교체하거나 추가하며 생산효율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량은 일년 만에 3200톤 늘어났다. OCI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 군산공장 5만2000톤, 말레이시아 공장 1만7000톤 총 6만9000톤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완공이 예정된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로 생산량은 1만톤 더 증가하게 되고, 총 생산량은 7만90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이 되면 김 사장이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된다”며 “말레이시아 공장 인수 주역으로, 공장 정상화를 위해 성실히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김 사장은 사업개발, 연구기술개발, 공장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절체절명의 시기로 가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효율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사장 역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회사가 어려운 시점에서 무거운 책임이 주어졌다”면서 “글로벌 폴리실리콘 가격이 10달러 이하인데, 시장 가격에 맞춰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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