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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에 ‘5G’ 시작부터 삐걱

[뉴스분석]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에 ‘5G’ 시작부터 삐걱

등록 2019.03.06 13:46

이어진

  기자

과기부, SKT 5G 요금제 반려···이례적 발표고가요금제 원인, 통신비 인하 압박 해석“5G 시대 저가요금제 의미 없다”는 비판도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SK텔레콤이 신청한 요금제 인가를 정부가 반려하면서 이동통신3사가 이달 말을 목표로 상용화를 준비 중인 5G가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고가 요금제로 인한 선택권 제한 우려를 반려 이유로 들었다.

요금제 인가 과정에서 반려된 것이 언론에 공표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기조의 압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5G 시대에 저가 요금제를 내놔야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지난달 말 5G 요금제 이용약관 인가를 신청한데 대해 지난 5일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를 개최한 후 반려를 결정했다. 자문위는 요금 적정성, 이용자 이익 저해 및 부당한 차별 여부를 검토했다.

자문위는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가 대용량 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대다수 중소량 이용자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권고했고 과기부는 심의 결과에 따라 5G 요금제를 반려했다.

SK텔레콤은 인가 신청을 진행한 5G 요금제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최저 6만원대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가 요금제 위주로 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과기부의 요금제 반려 발표는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신규 요금제 출시 전 과기부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자다. LTE에서도 신규 요금제 출시 때마다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왔고 이 와중에 반려 및 수정 등의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과기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5G 요금제 인가 반려를 공표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요금제 인가 반려를 공표한 것을 두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금제의 경우 항상 출시 전 정부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과기부가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논의과정을 공개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일”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5G 요금제 인가 신청이 반려되면서 경쟁사인 KT, LG유플러스의 요금제 신청 일정도 다소 불투명해졌다.

이동통신시장의 경우 1위 사업자가 요금제 인가 이후 2~3위 통신사들이 유사 요금제로 따라오는 시장구조다. 성숙된 통신기술의 경우 인가 대상 사업자가 아닌 2~3위 업체가 혁신적 요금제를 통해 시장 구조를 재편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번 5G의 경우 세계 첫 상용화인 만큼 SK텔레콤의 요금제 인가에 경쟁사 역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5G 요금제 인가 반려를 두고 통신비 인하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속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3사의 요금제 경쟁 역시 그 정책 기조에 발맞춘 행보다. 지난해 이동통신3사의 무선매출 하락에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 25% 요금할인 역시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중 하나였다.

5G의 경우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 나서고 있다.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5G 전도사라는 평가도 받는다. 5G 상용화 현장도 지속 방문하며 독려 중이다. 5G 상용화와 통신비 인하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요금제 인가 반려를 공표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5G 요금제 반려 이유로 든 저가 요금제와 관련한 비판도 제기된다. 5G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반려라는 지적이다.

5G는 대용량 콘텐츠에 적합한 이동통신이다. 일상적인 사진, 동영상 전송 등 저용량 데이터를 즐기는 소비자층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다. 1~2GB 저용량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는다고 해도 불과 수초만에 이를 모두 소진할 수 있는 속도다.

사진, 메시지 전송 등에 5G를 활용하기엔 빠른 통신 속도를 체감하기에도 어렵다. 오히려 단말기 가격 부담만 커진다. 5G 시대에 저가 요금제를 내놓는다 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더군다나 이달 말 5G가 상용화된다 해도 LTE라는 통신기술이 없어지지 않는다. LTE와 혼용되는 NSA(Non Stand Alone) 방식으로 상용화된다. 저용량 데이터를 활용하는 소비자층에게는 LTE, 대용량 초고속 데이터를 원하는 소비자층에게는 5G를 제공하면 된다. 굳이 5G 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5G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용량 당 요금이 LTE 대비 낮게 책정될 공산이 높다는 점도 문제시 된다. 업계에서는 GB 당 요금이 기존 LTE 대비 30% 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지난 MWC19에서 “최소 30%의 단위당 요금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용량 데이터를 이용하는 소비자층에게 5G는 메리트가 크지 않다. 현 상황에서는 이동 중 동영상 등을 시청하는 헤비 유저들에게 이점이 있는 통신기술이다. 5G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AR, VR 역시 대용량 데이터를 수반한다”며 “LTE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구축한 5G에서 저용량 요금제를 설계하는 것은 다소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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