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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리맨 신화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종합식품기업 도약 꿈꾼다

셀러리맨 신화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종합식품기업 도약 꿈꾼다

등록 2019.03.06 17:59

정혜인

  기자

평사원에서 시작, 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일동제약 워크아웃 과정 후디스 실질적 오너로일동후디스-일동제약 23년만에 완전 계열분리일동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 충족해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왼쪽)과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그래픽=강기영 기자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왼쪽)과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그래픽=강기영 기자

일동제약에서 ‘샐러리맨 신화’를 쓴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일동홀디스 계열에서 분리해 독자 노선을 걷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번 계열 분리를 계기로 일동홀디스를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홀딩스는 지난달 말 이 회장과 주식, 상표권 등을 맞교환 했다. 일동홀딩스가 이 회장과 일동후디스에 상표권과 일동후디스 주식을 넘기는 한편 이 회장과 일동후디스는 일동홀딩스에 일동제약 지분을 넘기는 거래다.

◇일동홀딩스-일동후디스 완전 결별 = 우선 일동홀딩스는 지난달 27일 이 회장과 일동후디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111만8833주를 장외에서 매수했다. 이는 일동후디스가 보유한 지분 전량인 30만8483주(주식배당 예정주식 1만4689주 포함)와 이 회장의 지분 82만5039주를 합친 것이다.

이 회장은 같은날 일동홀딩스가 처분한 일동후디스 주식 35만1000주를 취득했다. 일동홀딩스는 기존 일동후디스의 최대주주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 회사의 지분 40만5265주(34.64%)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주식 교환으로 일동홀딩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은 0이 됐고, 이 회장의 지분율도 1.65%로 감소했다. 일동홀딩스가 보유한 일동후디스의 지분은 5만4265주(4.64%)만 남는다. 일동홀딩스와 일동후디스가 지분관계를 정리하고 완전히 ‘결별’한 것이다. 계열 분리 이후에도 일동홀딩스와 일동후디스 양사는 사업상 협력관계를 지속하기로 했다. 상표권도 넘겨받으면서 일동후디스 사명도 유지할 계획이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일동후디스를 일동제약으로부터 완전히 분리해 독자 경영에 나설 것이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지난해 3월 지주사로 전환한 일동홀딩스는 2020년 3월까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일동후디스 지분을 추가로 획득해 계열사로 편입하거나 아니면 보유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사가 비상장사인 자회사의 지분 40%를 보유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일동홀딩스가 보유한 일동후디스의 지분이 29.9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일동홀딩스는 일동제약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동시에 지주사 요건을 맞출 수 있게 됐다.

반면 일동후디스의 최대주주는 기존 일동홀딩스에서 이 회장으로 변경된다. 2017년 말 기준 일동후디스 지분 21.47%를 보유했던 이 회장은 이번 거래를 통해 총 50%가 넘는 지분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대 주주였던 이 회장의 아들 이준수 일동후디스 대표가 지분율 9.44%로 2대주주로 등극했으며, 이 회장의 부인인 전용자 씨(8.89%), 조카인 이돈수 일동후디스 전무(5.78%) 등을 합친 이 회장 일가의 지분율도 7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일동제약 평사원서 일동후디스 오너로 = 이금기 회장은 제약업계 대표 샐러리맨 신화로 꼽히는 인물이다. 서울대 약학대학 졸업 후 1960년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 이후 1년만에 생산부장을 맡아 국민영양제 ‘아로나민’을 개발했다. 1984년에는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1993년 창업자 윤용구 회장이 별세한 후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일동후디스는 이 회장이 각별히 애정을 기울인 회사다. 일동제약은 1996년 사업다각화를 위해 국내 최초의 종합이유식 아기밀을 개발한 남양산업을 인수해 일동후디스로 이름을 바꿨다. 이 회장은 ‘좋은 식품은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일동후디스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 활동까지 도맡아 왔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일동제약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일동후디스는 임직원들의 퇴직금을 출자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일동후디스 지분을 대거 보유하게 돼 이 회사의 실질적인 오너가 됐다. 이후 최근까지 23년간 창업주 일가인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과 이 회장이 ‘일동’이라는 이름 아래 동거를 해온 셈이다.

이 회장은 이번 계열분리를 계기로 일동후디스를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일동후디스의 최근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다. 국내 분유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주력 제품인 분유 매출이 줄어든 데다 신규사업인 커피믹스 ‘노블’도 부진한 탓이다. 2017년 기준 일동후디스 매출액은 1491억원, 영업손실은 48억원을 기록했다. 일동홀딩스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도 1038억원, 당기순손실 98억원으로 연간 적자가 확실한 상황이다.

일동후디스는 국내 최초의 자연방목 청정분유 ‘트루맘’과 ‘후디스 산양유아식’ 등 분유, 유아식 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리스 홈메이드 방식으로 만든 국내최초 그릭요거트’ 후디스 그릭’, 세계 최초 카카오닙스 액상차 ‘카카오닙스차’, 시그니처 건강 커피 ‘노블 커피’ 등을 선보이고 있다. 제약기업인 일동홀딩스 계열에서 분리하면서 식품 사업에 보다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동후디스는 최근 전문경영인인 조상균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신필권 푸르밀 전 영업본부장(상무) 영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아용 식품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이를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독립경영체제를 갖춤과 동시에 국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식품 사업에 집중해 명실상부 종합식품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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