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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반토막 난 르노삼성···부산공장은 ‘노노갈등’

생산량 반토막 난 르노삼성···부산공장은 ‘노노갈등’

등록 2019.04.12 13:41

김정훈

  기자

지난달 ‘데드라인’ 협상 어긋난 후 악화임단협 장기화 조합내부 불만 높아져파업 집회 참석률 감소, 고용축소 우려 1분기 부산공장 생산량도 반토막 수준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생산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생산대수는 2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 그래픽=강기영 기자.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생산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생산대수는 2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 그래픽=강기영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올들어 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고용 축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이 노사 대치로 10개월이 넘는 장기전을 치르는 사이 노동조합 내부에선 ‘노노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동조합은 지난달 8일 긴박했던 사측과의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이후 한 달 사이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당시 밤 12시 직전까지 갔던 집중교섭은 르노 본사가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을 앞두고 경고한 ‘데드라인’ 협상이었다. 사측에 제안한 기본급 동결시 100만원 일시금 지급안을 노조가 수용하면서 잠정합의 기운이 흘렀다. 하지만 막판 집행부가 전환배치, 노동강도 완화 등 새로운 쟁점을 들고 나왔는데 대의원들조차도 관련 내용이 공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단협 교섭이 길어지면서 조합원들의 피로도가 쌓여가는 데다 공장 가동률 하락 여파로 고용 축소를 우려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그 사이 파업 집회 불참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6월 중 2019년 임금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지난해 임단협 지연으로 빨리 교섭을 마무리 짓자는 요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조합원 2300명 가운데 금속노조 소속 40여명과 나머지는 기업노조인 복수노조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임단협 협상은 기업노조가 이끌어가고 있다. 노조 대의원은 부산공장 22명, 영업지부 10명 등 총 32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 노사팀장과 노조 사무국장 등 간사 간 오늘 미팅을 갖고 다음주(16일) 교섭 재개에 앞서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조합원들 질타도 받고 내부 불만들을 감안해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쟁점은 전환배치·노동강도·외주화 등 3가지다. 노조는 노사 합의를 통해 전환배치에 따른 고용 불안과 노동강도를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외주화를 견제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양측의 협의로 이견 차이를 좁히자며 맞서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부산공장을 찾아 현지 르노삼성 협력사 관계자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노사와도 개별 면담을 진행하는 등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당부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이기인 부사장(제조본부장)은 협상이 진척되지 않자 노조가 현 사태의 심각성을 잘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의를 표한 바 있다.

부산공장은 월 2만3000대가량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2017년 1분기 6만6000대 완성차를 생산했으나 올들어 3월까지 생산량은 3만7000여대에 그쳤다. 2년 사이 공장 가동률은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르노삼성이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노동절 연휴에 맞춰 나흘 간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결정한 것도 이같은 가동률 저하 때문이다. 심각한 물량 감소와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르노삼성의 1분기 내수 판매는 1만663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었다. 수출 상황도 악화됐다. 부산공장 가동률 절반을 차지하는 로그의 생산량은 같은 기간 2만2573대에 그쳐 지난해 1분기(4만5345대)와 비교해 반토막 났다.

오는 9월 수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는 로그 물량은 올 초 부산공장에서 1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지금은 6만대로 일감이 줄었다. 2013년 북미 수출을 시작했던 로그는 모델 노후화에 따른 현지 수요 감소분(1만8000대)에 닛산 일본공장이 노조 파업에 2만4000대를 가져가면서 4만대가량 줄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사측은 파업이 계속되면 내년 초 국내 판매를 시작하는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르노 스페인 공장에 뺏길 수 있다고 노조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노조는 임단협 타결 이전까지 파업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XM3는 르노그룹이 한국 4만대, 해외 6만대 등 총 10만대 규모로 계획 중인 신차다. 부산공장이 이익이 남는 연 20만대 생산체제를 유지하려면 내년부터 로그 빈자리를 XM3로 채워야 한다.

하지만 내수 부진에 수출 물량의 추가 감소분이 생겨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면 현행 2교대 근무의 1교대 전환이 불가피해 남는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희망퇴직 등을 통해 줄여나가야 한다.

르노삼성 노조는 임단협 타결 시기가 지연되는 사이 이날까지 56차례에 걸쳐 226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오늘까지 파업에 따른 손실금액은 약 2500억원, 손실대수 약 1만3000대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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