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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19-04-18 16:48

수정 :
2019-04-19 15:02

박삼구-김상열 호남 재계 맹주 ‘희비’ 교차

금호산업 인수전 등 끝없는 자존심 대결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포기하며 쇠락일로
금호 재계 60위 밖으로 중견기업 초읽기
김상열 승승장구…아시아나도 호반품에?

호남 재계 맹주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상열 호반건설그룹 회장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간 박 전 회장과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을 비롯해 광주상의 회장 물밑선거전, 금호그룹이 토해낸 대우건설까지 자존심 싸움을 치열하게 전개했다.

그러나 이 싸움에도 끝이 보이는 듯 하다. 박 전 회장이 그룹의 뼈대인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다. 금호그룹은 재계 60위권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는 등 쇠퇴의 길로 빠지고 있다.

반면 김상열 회장은 오히려 아시아나항공 유력 인수 후보자로 이름이 오르고 레저와 토목 등 사세확정에 나서는 등 무서운 기세로 호남 경제권력 패권자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어서다.

우선 그간 호남 재계 대표기업을 자부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금호그룹은 1946년 4월 창업주인 고 박인천 창업주가 17만원의 자본금으로 미국산 중고 택시 두 대를 사들여 설립한 ‘광주택시’가 모태다. 이어 1948년 광주여객자동차(현재 금호고속)을 창업하며 역사가 시작됐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을 취항했고 이후 건설, 항공, 육상운송, 레저, IT 사업부문 등 사업군을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박삼구 회장 취임 이후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까지 인수하며 당시 그룹 자산 규모 26조원으로 재계 순위가 7위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그룹은 지난 15일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했다. 그룹 전체 자산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금호그룹은 재계 서열이 25위권에서 60위권 밖으로 밀려나 중견기업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 전체 자산 규모 중 아시아나항공(6조8832억원)을 제외하면 4조5644억원으로 줄어든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기업 60곳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남 맹주기업을 자처하던 박삼구 전 회장이 종이호랑이도 전락하는 셈이다.

박 전 회장이 부침을 거듭하는 사이 나이키 곡선을 선보이며 호남 대표 기업인으로 각인하고 있는 인물이 김상열 회장이다.

박 전 회장이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과도한 M&A 승자의 저주 역풍으로 쇠락하고 있다면 김 회장은 무차입 경영, 90%룰 등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경영으로 박 전 회장을 뛰어넘고 있다.

자본금 1억원으로 광주지역 중소 건설사로 출발한 호반건설은 창사 25년 만에 호남의 맹주를 노릴 정도로 성장했다. 2017년 대기업집단 지정은 이같은 입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기에 충분했다.

자산 규모가 5조 원을 넘어 공정위 규제 대상이 된 것이다. 그해 우리나라에서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기업은 57개였다. 현재 호반건설그룹은 2018년 4월 기준 42개 계열사를 통해 8조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해 민간기업 기준 재계 순위 44위에 올라 있다.

건설로만 봐도 10대 건설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계열사인 호반(옛 호반건설주택)과 합병했다. 두 회사 시공능력평가액을 단순히 합산하면 3조9478억원으로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3조4281억원)을 넘어선다.

김 회장은 전국구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주)호반과 합병을 발표하면서 상장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대신증권이 맡았다. 호반건설은 현재 상장 주관사단과 1차 실사를 마치고 2차 실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박 전 회장이 끝내 매각을 선언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유력 후보군으로 국내 굴지의 SK, 롯데, 신세계, 한화, CJ, 애경 등 그룹사들과 함께 이름을 올리면서 메이저 재계 무대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결국 중견기업으로 전락하는 반면 김 회장은 보수적 리스크 경영으로 대표 기업인 자리를 꿰차고 있다. 최근 호남에서도 민간 공원 등 금호가 갖고 있던 각종 사업권을 호반이 가져가고 있기도 하다. 호남 패권이 금호에서 호반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고속 금호산업 등을 토대로 재기할때까지는 김상열 회장이 호남 재계를 대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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