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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제재 장기화···경쟁사들 우려하는 까닭

진에어, 제재 장기화···경쟁사들 우려하는 까닭

등록 2019.04.19 11:20

이세정

  기자

노선취항·기재도입 불허 징벌적 제재 8개월 째“LCC 시장 동반침체로 업계 경쟁력 약화” 지적

진에어, 제재 장기화···경쟁사들 우려하는 까닭 기사의 사진

진에어에 대한 정부의 징벌적 제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경쟁 저비용항공사(LCC)들마저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진에어에 대한 제재가 경쟁사의 기회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 국내 LCC 시장의 성장 정체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해 8월부터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규 노선 취항과 신규 항공기 도입에 대한 제재를 받고 있다.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010년부터 6년간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항공사업법을 위반한 데 따른 징계다. 관련법에 따르면 국가기간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인은 국적사 임원으로 근무할 수 없다.

약 8개월간 이어진 정부 제재로, 진에어가 세운 사업계획은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진에어는 매년 4~5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해 오는 2020년까지 총 38대를 보유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현재 운용 항공기 대수는 제재 이전의 26대에 머물고 있다.

진에어와 LCC 1, 2위를 다투는 제주항공은 현재 4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고, 연내 45대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LCC 3위인 티웨이항공은 최근 25번째 항공기를 도입했는데, 연내 30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노선 경쟁에서도 완전히 뒤처지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인천~울란바토르, 부산~싱가포르 등 신규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배분했다. 진에어는 운수권 제재에도 불구,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단 한개의 노선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르면 이달 말 배분되는 중국 노선 운수권 경쟁에서는 의도적으로 배제됐다. 국토부는 지난달 열린 항중항공회담 결과에 따라 양국의 운수권을 주 70회로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토부는 운수권 배정 평가를 위한 자료를 각 국적사에 요청했는데, 진에어는 이와 관련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

진에어 노동조합은 국토부를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보내며 “모든 항공사들이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지금, 국토부는 무슨 근거로 진에어를 배제했나”며 “즉각 제재를 철회하고, 중국 신규 운수권 배분에 공정하게 참여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진에어에 대한 제재 해제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진에어 제재의 해제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다. 대신 ‘경영행태가 정상화될 때까지’라는 모호한 조건을 달았다.

진에어는 제재 해제를 위해 전방위적인 경영문화 개선 작업을 펼쳤다. 독립경영체제 확립과 경영 투명화, 준법 경영,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사회 공헌 확대 등 다양한 과제를 선정해 이행했다. 특히 고(故) 조양호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는 등 사외이사 비중과 권한을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진에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제재가 해소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국토부 장관이 교체가 추진된 점도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 장관의 임기가 올 연말까지 이어징 것이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진에어의 경영활동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국토부의 제재가 길어지자 진에어와 경쟁구도를 그리는 국내 LCC 업체들마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당장은 경쟁사가 하나 줄어 다른 LCC 업체들의 성장에 탄력을 받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결론적으로 국내 항공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에어가 제재를 받는다해서 항공수요가 늘어난다던가 등의 이득은 거의 없다”면서 “업체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오히려 경쟁력을 강화시켜주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안정은 정체로 이어지고,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진에어에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3위인 티웨이항공은 진에어를 따라잡기 위해 각각 전력을 다해왔다”며 “하지만 진에어가 정체되면, 경쟁사들도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관계자는 “새로운 국토부 장관이 임명되면 전임 장관때 추진된 일들을 정리하는 만큼, 진에어 제재도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정부의 징벌적 제재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부정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 이 경우 진에어의 경쟁력 상실이 불가피하다. 해외 LCC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국내 2위 LCC가 흔들리면, 항공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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