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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지속가능 경영에 방점찍은 서경배·강태선

“지구를 지켜라” 지속가능 경영에 방점찍은 서경배·강태선

등록 2019.04.22 16:56

수정 2019.04.23 13:49

정혜인

  기자

이익보다 기업역할 고심, 친환경 경영 매진아모레퍼시픽, 환경 친화적 소재 적극 활용블랙야크,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나우 운영

FSC 인증 지류를 사용한 아모레퍼시픽 프리메라의 단상자.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FSC 인증 지류를 사용한 아모레퍼시픽 프리메라의 단상자.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트렌드가 화두인 가운데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서 회장과 강 회장은 패션·뷰티업계에서도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친환경 경영’에는 일반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들지만,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기업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고심한 결과다.

서 회장은 1993년 환경, 제품, 고객에 대한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한 이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자연 원료의 사용, 에너지 절감은 물론 임직원들의 플라스틱 사용까지 축소하는 환경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사용 후 용기에 남아 버려지게 되는 내용물을 줄이도록 포장재 용기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일리윤, 미쟝센의 일부 제품에 에어리스 펌프 방식을 활용한 이중 구조 용기를 적용했고, 아이오페 슈퍼 바이탈 크림의 용기를 바닥이 뚫린 구조로 바꿔 용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중량을 기존 용기 대비 약 27%(50㎖ 용기 기준) 줄였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이슈로 떠오른 플라스틱 문제에도 대응하고 있다. 다 사용한 플라스틱을 수거한 뒤 재질과 색에 따라 분류하고 녹이는 작업을 통해 플라스틱을 재활용 하고 있으며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재생 가능한 식물 자원으로 만들어지는 식물 유래 플라스틱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용기뿐 아니라 제품 포장지에 사용되는 종이에도 친환경 소재를 적극 채택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출시 제품 중 총 500여 개 제품의 단상자에 FSC 인증 지류를 사용했다. FSC 인증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종이에 부여된다. 이니스프리와 리리코스·에뛰드하우스 일부 품목은 려지는 식물 자원과 목재 펄프를 혼합한 지류인 녹차지와 해초지, 그리고 사탕수수 찌꺼기로 만든 지류를 각각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아모레퍼시픽은 임직원들도 일상 생활에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내 무상 제공되던 페트병 생수에 환경부담금을 도입하고, 종이컵 대신 머그컵과 텀블러, 정수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사내 식당 테이크아웃 포장 용기는 플라스틱에서 종이 박스로 대체하고, 비닐 봉투 대신 종이 봉투를, 플라스틱 숟가락과 포크 대신 나무젓가락을 제공하고 있다.

용산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도 친환경 건물을 지향하며 다양한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수요 예측량 대비 37.6%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어졌다. 지난달에는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이 주관하는 2019년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 ‘어스 아워(Earth Hour)’에도 처음으로 동참했다.

나우 하우스 외관. 사진=나우 제공나우 하우스 외관. 사진=나우 제공

강태선 회장도 평소 환경에 관심이 높은 인물로 유명하다. 글로벌 아웃도어 기업을 일구면서 환경과 재생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 블랙야크를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4년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를 인수한 것을 들 수 있다. 나우는 2007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스타일과 기능성을 모두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나이키와 파타고니아 제품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한 브랜드다.

나우는 70%의 제품군에 지속가능한 소재나 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속가능 소재는 사용을 다한 페트병을 수거해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산업폐기물과 바다에 버려진 폐 그물을 수거해 만든 리사이클 나일론, 이불, 베개 등의 구스솜을 모아 만든 리사이클 다운 소재가 있다. 이 때문에 강 회장이 나우를 인수할 당시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으나, 최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나우가 브랜드의 지속가능 철학을 사회 문화적 차원으로 알리기 위해 발간하는 ‘나우매거진’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나우매거진은 나우가 독립출판사 로우프레스와 협업해 6개월에 한번 매 호 하나의 도시를 선정,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방향성을 탐구한다. 브랜드에서 자체 제작한 매거진 중 최초로 독립서점에 입점한 후 베스트 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나우는 지난 1월에는 지속가능성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기획해 압구정 도산공원에 플래그십스토어 ‘나우 하우스’를 열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주변 환경에 영향을 최대한 미치지 않는 조립식 모듈과 업사이클링 디자인을 접목해 방문객 모두가 ‘지속가능’에 대한 가치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설계했다.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과 나우의 협업도 이뤄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말 UN과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아모레퍼시픽의 시선으로 담아낸 UN총회 주간 큐레이션 매거진 ‘뷰티 인사이드’를 출간했다. 이번 호는 인간의 삶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에 초점을 맞추어 제작됐는데 ‘의 (衣)’ 부분에서 나우가 게스트 저자로 참여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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