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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인해’ 블루보틀 성수점,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르포]‘인산인해’ 블루보틀 성수점,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등록 2019.05.03 19:47

천진영

  기자

한국 1호, 블루보틀 성수점 오픈매 시간 100여명 방문객 찾아와 입장 대기시간만 4시간 ‘아수라장’

3일 서울 성동구 소재 블루보틀 성수점에 모인 인파. 사진=천진영 기자3일 서울 성동구 소재 블루보틀 성수점에 모인 인파. 사진=천진영 기자

“블루보틀이 뭐라고, 커피가 뭐라고···.”

‘커피업계 애플’로 불리는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3일 서울 성동구에 국내 1호점을 오픈했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블루보틀을 향한 한국 고객들의 사랑과 열정에 놀라곤 한다”고 감탄했다. 한국 1호, 서울 성수점 오픈 당일 블루보틀을 둘러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하는 현장을 몸소 체험했다.

기자가 서울 성동구 소재 블루보틀 성수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10분경. 이미 점포 앞에는 커피를 맛보기 위해 찾아온 고객들로 긴 줄이 생겨났다. 오픈 시간 8시부터 하나 둘 씩 사람들이 몰려들더니 현재 대기 인원수만 400여명 남짓했다. 매장 한 직원은 오전 7시께 약 200여명이 방문했고, 매 시간 100여명의 인원이 블루보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약 4시간 기다리셔야 합니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블루보틀 매장 앞에서 커피 마니아들의 대열을 관리하던 진행요원의 말이다. 반신반의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오전 이른 시간인만큼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 공간이 충분했다. 굽이굽이 이어진 줄은 4개까지 늘어났지만 커피 마니아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사람들이 붐비는 현장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했다.

이날은 커피 마니아뿐 아니라 수많은 얼리어답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새로운 제품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SPC그룹이 운영하는 햄버거 전문점 ‘쉐이크쉑’ 구매 경험 당시와 비교하기도 했다. 22세 대학생 이 모씨는 “쉐이크쉑 오픈 초기에도 한참 기다렸는데···., 아마 블루보틀도 매장이 늘어나면 더 쉽게 먹을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블루보틀은 성수점에 이어 삼청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오는 연말까지 2개 지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 57개, 일본에 11개 등 총 6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3일 서울 성동구 소재 블루보틀 성수점에 모인 인파. 사진=천진영 기자3일 서울 성동구 소재 블루보틀 성수점에 모인 인파. 사진=천진영 기자

뙤약볕 아래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제각각이다. 가만히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졌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입던 외투를 벗어 그늘막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검은 우산을 사오거나 양산을 펼치는 이들도 늘어났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인 스타벅스 로고가 박힌 장우산도 등장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간단한 간식으로 허기를 채우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블루보틀 커피를 마시기 앞서 또 다른 커피로 시간을 보내거나 빵, 과자,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즐기기도 했다.

입장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일찌감치 입장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기로 버티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27세 대학생 김 씨는 “오늘 먹을 순 있는 거야? 블루보틀이 뭐라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매장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커피향이 진하게 풍겨졌다. 블루보틀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일회용 종이컵에 담은 얼음물을 제공했다.

3일 블루보틀 성수점에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천진영 기자3일 블루보틀 성수점에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천진영 기자

오후 1시 12분. 대기 4시간 만에 매장 안에 들어섰다. 기자는 493째로 입장했다. 현장 관계자는 “오픈 당일 방문객은 총 1000여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블루보틀 성수점은 통유리로 된 개방형 아트리움을 통해 외부에서 블루보틀의 로스터리를 볼 수 있게 설계됐다.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니 호두 나무 의자와 테이블이 보였다. 회색을 기본으로 한 오픈 콘크리트와 부드러운 자연 채광을 위한 유리 천장이 조화를 이뤘다.

블루보틀은 스페셜티 원두 중 로스팅한 지 48시간 이내의 원두를 사용하며, 바리스타가 주문받은 커피를 한 잔 씩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방식이다. 국내 파티시에 메종엠모(Maison MO)와 협업으로 한국에서만 선보이는 페이스트리 메뉴도 구성했다.

블루보틀의 대표 음료인 ‘뉴올리언스’ 가격은 5800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4.35달러(약 5070원), 일본 540엔(약 5600원)에 비해 비싸게 책정됐다. 카페라떼 가격은 6100원으로 국내 커피 전문점 중 최고가 수준이다.

이와 관련 블루보틀코리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세금이 제외된 가격이며, 이를 고려하면 국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블루보틀 카페라떼와 디저트 메뉴. 사진=천진영 기자블루보틀 카페라떼와 디저트 메뉴. 사진=천진영 기자

서울 토트백, 머그잔 등 다양한 상품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 1호점 오픈을 기념한 유리 머그잔은 오전 10시경 품절됐다. 커피 등 음료 메뉴를 제외한 케이크, 샌드위치 등 다른 디저트 역시 일찌감치 품절된 메뉴가 많았다. 기자가 선택한 메뉴는 카페라떼와 마들렌이다. 매장에서 일회용 컵은 사용할 수 없으나 곳곳에선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다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들이 많았다.

블루보틀 현장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면서 오전 11시경 디저트 메뉴들이 품절됐다”며 “음료와 굿즈 주문 라인을 구분했지만 방문객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유동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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