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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삼성에 “함께 가자”···이재용 부회장 고민

화웨이 삼성에 “함께 가자”···이재용 부회장 고민

등록 2019.05.28 11:08

수정 2019.05.28 11:11

임정혁

  기자

미중 무역 분쟁 속 삼성 “부품 공급 계속” 요청“화웨이만 보면 괜찮지만”···‘중국 정부’ 그림자

화웨이 삼성에 “함께 가자”···이재용 부회장 고민 기사의 사진

미국 정부에 제동 걸린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손짓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고민도 깊어졌다. 중국 사회 특성상 화웨이 방침 이면엔 곧바로 중국 정부 그림자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롯데가 겪은 ‘사드 보복’ 사례에 비춰 삼성전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웨이 매출만 놓고 보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구애가 거세질수록 중국 정부 눈치까지 살펴야 할 것이란 설명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화웨이 모바일사업부 소속 고위 임원이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복수의 대기업 임원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화웨이 임원은 삼성전자 등에 기존 계약 조건대로 부품 공급을 이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중국 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테니 D램 등 현행 공급량을 줄이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는 설명이다.

재계에선 미중 무역분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면서 화웨이가 ‘체력 비축’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가 내수만으로도 버틸 힘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생산 원천을 다지고 갔다는 뜻이다. 여기에 오는 29일까지 국내에 머물 예정인 러우친젠 중국 당쑤성 당서기가 삼성전자 주요 임원을 만나기로 해 관련 얘기가 다시 한번 오갈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화웨이가 스마트폰 경쟁자인 동시에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화웨이는 애플, 에이티앤티(AT&T), 도이치텔레콤, 버라이즌과 함께 주요 5대 매출처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액 중 약 12%를 이들 고객사에서 거뒀다고 밝혔다. 여기서 화웨이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요 고객사라는 점은 분명히 한 셈이다.

영위하는 사업을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이런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할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매출 60%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다.

디스플레이에서도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BOE, CSOT, Tianma, CEC Panda 등 주요 생산 업체를 운영 중이다. 중국 내 세트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SSIC(북경)을 포함해 총 35개 법인을 두고 있기도 하다. 2007년 세계 최초로 OLED 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만 놓고 봐도 화웨이와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거대 중국 시장을 외면하긴 어렵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중국 순매출은 43조원 수준이다. 이는 미주(81조원)에 이은 2번째다. 뒤를 이은 아시아·아프리카(41조원), 유럽(42조원), 국내(33조원)와 비교해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특히 별도 기준으로는 지난해 가장 많은 54조원 매출을 중국에서 올렸다. 뒤를 이은 미주(46조원), 아시아·아프리카(33조원), 유럽(19조원), 국내(16조원)와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다. 중국 매출은 2016년 32조원에서 2017년 45조원으로 오른 뒤 이처럼 눈에 띄게 상승했다.

화웨이와 최근 특허분쟁을 끝낸 것도 삼성전자 입장에선 공교롭다. 양사의 특허 분쟁은 2016년 5월 화웨이가 중국과 미국 법원에 삼성이 자신들의 4세대 통신(LTE) 표준 특허 14건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삼성이 맞소송했다가 지난 2월 양사가 크로스라이선스에 합의하며 3년간의 특허분쟁이 끝났다. 삼성전자는 이를 사업보고서에 화웨이와 ‘상호 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기재하며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모바일과 반도체 등 주력사업과 신사업 분야에서 광범위한 특허 보호망을 확보한 사례로 꼽았다.

증권가에선 당장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화웨이 매출 비중은 5%로 추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삼성전자 전사적으로도 화웨이 매출 비중이 1~2%에 불과해 단기적으론 매출 감소 위험이 없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화웨이와 그 뒤에 있는 중국 정부 또는 거대 시장을 따로 떼어놓고 봤을 때 얘기다. 중국 정부의 방침 등을 떼어놓고 사실만을 보면 그렇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화웨이 자체로 볼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중국 정부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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