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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19-06-03 16:41

수정 :
2019-06-03 18:23

‘삽’-‘바퀴’ 1급 맞바꾼 김현미…교통 물류실, 충격의 도가니

삽(국토)·바퀴(교통) 2개축 고위직 교류
전문성 역행 등 국토부서 극히 이례적
정경훈 실장·진현환 대변인 대표적
소방수 투입…행시 감안 꼼수 지적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실험적인 1급 고위직 인사에 국토부가 충격에 빠졌다.

국토부는 국토·주택 업무를 주로하는 삽(1차관) 라인과 교통·항공·물류 업무를 이끄는 바퀴(2차관)라인으로 크게 2개의 큰 축으로 움직인다. 삽과 바퀴간 인사교류는 이례적인 것으로 통상 알려져 있음에도 김현미 장관 임기동안 연이어 시도하는 등 파격인사 행보를 거듭해서다.

삽의 주 종목인 주택 시장 업무만 봐도 거시경제를 두루 살펴야 한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업무 조율을 해야 하는 부처도 많아 주고 행시출신들이 득세한다.

반면 ‘바퀴’는 사업을 주로 집행한다. 도로를 깔고, 철도를 놓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상당분이 몰려 있다 보니 주무르는 예산도 많다. 항공정책실의 경우 항공사 설립 면허권부터 항공 노선권 등 다양한 이권도 갖고 있다.

이렇듯 행정·기술고시 측면을 비롯해 업무스타일 조직 등을 차이점을 차치하더라도 거시경제가 필요한 삽라인과 SOC사업을 주무르는 바퀴라인은 직무부터가 다르다. 업무 전문성에 역행한다는 뜻이다.

이를 모를리 없는 김현미 장관이 2017년 취임 당시부터 국토부장관 시즌2를 선언한 최근까지 전 임기에 걸쳐 여론악화 등 위기때마다 삽과 바퀴 선수(관료)를 맞바꾸는 용병술로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것.

관가 안팎에선 당장 문제해결 소방수가 필요했다는 관측부터 김 장관이 문재인 정부와 결이 비슷하면서도 쓸만한 인재의 기근으로 고위직 돌려막기라는 시선과 동시에 행시 등 기수를 고려한 고육지책이란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가장 지난달 말 정경훈 신임 교통물류실장 임명이 대표적이다. 정 실장은 국토부내에서도 정통 삽라인으로 꼽히는 인물임에도 김현미 장관이 그를 교통 정책을 총책임지는 1급 자리에 기용한 것이다.

그는 완주 출신으로 전주영생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에서 학사를 취득하고, 영국 버밍엄대에서 사회정책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지난 1992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 실장은 국토정책과장, 도시정책관, 국토정책관, 건설정책국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9월 국토도시실장을 맡아왔다. 더욱이 최근까지는 국토부가 차세대 먹거리로 힘을 쏟고 있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도맡다시피 이끌어 왔다.

전체적인 이력만 봐도 전형적인 삽라인이다. 이런 삽라인 관행을 깨고 바퀴라인으로 그를 기용한건 '타다' 갈등, 버스 기사 파업 등 최근 사회적으로 민감한 교통 이슈들이 연달아 터지는데도 국토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결단을 내렸다는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정 실장은 국토부가 40여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종합·전문건설업 업역규제 폐지를 이끄는 등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꽉 막힌 교통문제를 풀어줄 소방수로 김 장관이 그를 투입했다는 것이다.

단 바퀴라인의 최고 책임자였던 김정렬 제2차관을 세대교체 차원에서 교체하고, 그 자리에 김경욱 기획조정실장을 승진시킨 이후 후속 실장급 인사에서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려워지자 행시 기수 등을 고려한 빈자리 채우기 고육지책 인사란 시각도 있다.

진현환 현 국토부 대변인(국장) 인사도 같은 사례다. 김 장관은 진에어 면허 취소 관련 청문회가 열리던 2018년 7월 당시 주택토지실 진현환 주거복지정책관을 대표적인 바퀴라인인 항공정책실 항공정책관으로 보직 이동시켰다. 당시 진 정책관 역시 항공 관련 업무 경험이 없어 대내외 적인 우려를 샀던 사실이 있다. 당시 원만하게 현안을 해결하면서 성공적인 도박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진 국장은 국토부의 입으로 기용됐다.

진현환 국장은 1965년생으로 경북 김천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영국 버밍햄대에서 사회정책학(Social Policy)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토지정책과장, 주택정책과장, 도시정책과장, 청와대 행정관, 기획담당관, 장관비서실장, 미국 연방정부 주택도시부(HUD) 파견, 도시정책관, 공공주택추진단장, 주거복지정책관, 항공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차관급에선 최근 2차관에 오른 김경욱(행정고시 33회) 차관이 고위직 멀티플레이어형 관료로 분류된다. 김현미 장관 시절 국토도시실 국토정책관을 비롯해 새만금개발청 차장 등 삽라인에 서있다가 2018년 4월부터 교통물류실장으로 돌아서는 등 바퀴라인으로 옷을 갈아입은 사례가 있어서다.

김 장관의 파격적인 인사실험이 기존 국토부 엘리트 라인 파괴나 서열 깨기용이라는 얘기도 적지 않다. 기준 주택라인과 교통라인을 그대로 인정해주다보면 토건세력 등 국피아(국토부+마피아)만 키워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그가 가장 위기때마다 삽과 바퀴 라인 파괴 인사 파격을 감행하고 있는 만큼 갈등 등 문제 해결과 행시 기수 등을 감안한 인사 조치라는 의견도 비등히다.

무엇보다 3기 신도시 논란과 더불어 타다 문제까지 마주하며 위기에 빠진 김 장관의 이번 파격 인사가 다시 한번 성공적인 도박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실패한 실험이 될지는 더 지켜보야한다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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