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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 창구로 전락한 靑···“문제 많다”

[청와대 출신 의원들③]경력관리 창구로 전락한 靑···“문제 많다”

등록 2019.08.01 06:40

임대현

  기자

업무에 충실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비판도 힘들어대통령 입김이 여당에 영향···“말 잘듣는 집권당 전락”유권자 입장에서 판별 힘들어···대통령 보고 뽑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여당 인사들의 경력관리 창구가 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정부에서도 많은 인사들이 청와대를 거쳐 갔고, 그들은 다시 선거 즈음에 청와대를 나와 출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청와대의 경력관리‧자리보전이 갖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전문가들이 가장 문제 삼은 건 청와대가 단순히 총선을 나가기 위한 경력관리용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국가 행정의 중심인 청와대가 능력 있고 성실한 인재를 기용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경력관리에 나선 예비 총선출마자를 위한 안식처가 된 꼴이다. 또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여당을 장악하면서 당청관계에서 대통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총선에 출마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며 “청와대에 들어가서 총선 즈음에 나오는 것이 그전에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상병 평론가는 “문제는 청와대에 특별한 경험도 없이 나와서 선거에 나오는 것”이라면서도 “경력쌓기로 들어갔다고 해서 상대 후보가 비판한다고 한다면 그걸 비판할 증거를 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와대 인사의 총선 출마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청와대뿐만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라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총선을 나가려고 하지만) 지금 못나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율 교수는 “정치를 그렇게 하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며 “청와대로서 (출신 인사가 총선에 나서는 것이)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율 교수는 “현재 여당의 존재감이 무의미한데, 청와대 사람이 여당에 가서 당선된다면 더욱 여당의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이다”라며 “뒤집어서 얘기한다면, 말 잘 듣는 여당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부연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출신 의원의 장점은 하나도 없고 문제점만 있는 현상”이라고 보았다. 고성국 평론가는 “대통령 중심제의 권력구조로 인해 국가 권력의 가장 큰 책임이 청와대에 있다”며 “근데, 경력관리 용으로 사용된다면 그건 국가경영의 진짜로 필요한 인재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다음 선거에 나갈 사람을 쓰는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고성국 평론가는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중에도 이 사람이 총선에 늘 염두를 두면서 움직일 것 아니냐”라며 “그러니깐 국정운영이 협소하게 되고, 정략적으로 움직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위상에 맞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문가들은 삼권분립의 훼손도 염려했다. 청와대는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정부부처를 컨트롤하는 타워로 볼 수 있는데, 입법부의 여당으로 인사를 보내면서 삼권분립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여당도 청와대를 견제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당청관계에서 상하관계가 이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성국 평론가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최 측근들을 당에 보내서, 당에서 자기말 잘 듣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나오길 바라는 것”이라며 “그거는 대통령이 당을 좌지우지 하겠다는 의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일을 잘할 때도 있고, 잘못할 때도 있는데. 청와대에서 있던 사람들이 당에 가서 비판을 할 수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1기 참모진들. 사진=연합뉴스 제공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1기 참모진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와대 출신 인사가 총선에 나서는 건 그만큼 청와대 경력이 선거에서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선거는 유권자 선택에 따르는 것이지만, 홍보전이 많은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청와대 출신 경력은 자신을 홍보하기에 좋은 점이 되는 것이다.

다만, 유권자 입장에서 후보의 청와대 출신 경력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단언하기 힘들다. 박상병 평론가는 “(청와대 경력은) 야당의 입장에선 비판할 수 있는 대상이고,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 입장에선 좋은 경력이다”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들어갔다는 건 친문인사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평론가는 “청와대는 여권의 정치의 핵심이다. 유권자는 ‘저 사람이 당선되면 지역구에 더 돈을 갖고 오겠네’라고 생각한다”며 “지역구 주민들한테는 굉장히 좋은 호재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나왔다면, 너도나도 청와대 경력가지고 지역에 내려가서 정치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결국, 유권자들은 후보를 평가하기 보단 경력과 정당을 보고 뽑게 된다는 것이다. 청와대 출신 후보는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며 홍보전에 나서는데, 이에 따라 유권자들은 후보 자체를 평가하기 보단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통해 판별하게 된다. 이 때문에 청와대 출신은 ‘대통령 지지율에 기댄다’라는 말도 나온다.

박상병 평론가는 “대통령 지지율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게, 청와대 들어가서 나온 사람을 국민들이 누가 알겠나”라며 “높은 사람, 조국 민정수석이나 이런 사람은 알지만. 행정관, 비서관을 누가 알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신율 교수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선거에서 사람보고 뽑는 게 아니다”라며 “유권자들이 늘 조심해야 한다는 건 교과서에나 나오는 얘기”라고 밝혔다. 또한, “청와대 출신뿐만 아니라 여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기대고 있다”라며 “청와대 출신만 그렇다고 보긴 힘들다”라고 주장했다.

고성국 평론가는 “상황에 따라 다른데, 대통령 지지율이 한 30%밖에 안되면 청와대 출신이라는 것을 감추고 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한 60%가 돼야 유권자들한테 홍보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내년 같으면 청와대 출신이라고 자랑스럽게 내걸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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