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 서울 11℃

  • 인천 10℃

  • 백령 9℃

  • 춘천 8℃

  • 강릉 17℃

  • 청주 10℃

  • 수원 9℃

  • 안동 8℃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0℃

  • 전주 11℃

  • 광주 11℃

  • 목포 12℃

  • 여수 14℃

  • 대구 14℃

  • 울산 14℃

  • 창원 13℃

  • 부산 13℃

  • 제주 13℃

“대구FC엔젤클럽 고마워요, 저도 베푸는 사람 될게요 ”

“대구FC엔젤클럽 고마워요, 저도 베푸는 사람 될게요 ”

등록 2019.09.16 12:39

수정 2019.09.16 16:06

강정영

  기자

소아LCP 이겨낸 축구꿈나무 이승우(문경모초 5학년)학생에게 조현우선수의 유니폼과 사인볼 전달해

지난 14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대구FC엔젤클럽이 난치병을 이겨낸 축구 꿈나무 이승우학생에게 조현우선수 사인볼과 유니폼 등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사진제공=대구FC엔젤클럽)지난 14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대구FC엔젤클럽이 난치병을 이겨낸 축구 꿈나무 이승우학생에게 조현우선수 사인볼과 유니폼 등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사진제공=대구FC엔젤클럽)

이 행사를 주관한 대구FC엔젤클럽 엔젤본부 엄태건 부회장과 이승우 학생이 엄지척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사진제공=대구FC엔젤클럽)이 행사를 주관한 대구FC엔젤클럽 엔젤본부 엄태건 부회장과 이승우 학생이 엄지척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사진제공=대구FC엔젤클럽)

추석 연휴 중 DGB대구은행파크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 이날 대팍은 추석연휴 중에도 1만2,030명 관중으로 시즌 7번째 만원을 기록하였으며, 조현우선수 200경기 기념행사가 있었던 날이었다. 그리고 조현우선수의 열혈팬 이승우(문경모전초등학교 5학년)학생의 인생의 날이었다.

이승우 학생은 이날 대구FC엔젤클럽(이하 엔젤클럽)으로부터 대구FC 조현우선수 사인볼, 조광래 대구FC사장 사인볼, 조현우선수의 유니폼과 200경기기념 T셔츠 등 한 아름의 선물을 받았다.

이날 승우네 가족은 대구FC 조광래 사장, U-20 청소년대표팀 정정용 감독과도 기념사진을 찍는 등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승우가 이처럼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되기까지 아이의 꿈을 지켜주려는 엄마의 지극한 사랑이 있었다. 엄마가 천신만고 끝에 40이 넘어서 얻은 귀한 아들 승우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축구를 잘하는 아이였지만 2017년 겨울, 소아LCP라는 진단을 받았다.

LCP(Legg Calve Perthes)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혈행장애로 초래되는 특발성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이다. 완치할 때까지는 축구를 할 수 없게 되었지만 다행히 승우는 수술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1달여 입원치료 후에 승우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퇴원했다. 그로부터 1년 8개월, 승우는 불편한 보조기를 장착한 상태로 학교를 다녀야했고, 불편한 몸과 자꾸만 보조기를 쳐다보며 신기해하는 주변의 아픈 시선들을 이겨내야 했다.

하지만 승우의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과 친화력, 친구들의 많은 배려 덕분에 1년 8개월 만인 지난 8월 6일 완치판정을 받았다. 승우가족은 완치기념으로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 승우를 위해 지난 9월1일 상주시민운동장을 찾았다.

골키퍼가 꿈이며 조현우선수를 특별히 좋아하는 승우를 위해 승우엄마는 이날 꼭 조현우선수의 사인을 받아 승우를 행복하게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미리 준비해간 사인지와 유성매직을 소중히 안고 밀리는 인파속에서 40여분을 승우와 엄마가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조현우선수 사인은 받지 못했다. 그때 승우가 멀리 인파속에서 사인을 하고 있는 안드레 감독을 발견하고 “I love you”를 여러 번 외치자 안드레 감독이 환한 웃음으로 승우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me too”라며 사인을 해주었고 같이 셀카도 찍어주었다. 이어 고재현, 이준희, 강윤구 선수의 사인도 받을 수 있었다.

승우엄마는 한 장의 사인도 못 받고 돌아서야 하는 상황에 아이에게 기쁨을 안겨준 안드레 감독과 선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대구FC홈페이지 팬존 응원마당에 사연을 올렸다. 언젠가는 조현우선수 사인도 꼭 받고 싶다는 소망과 함께.

이 사연은 엔젤클럽 회원을 통해 단체톡방에 알려지게 되었고, 엔젤클럽 엄태건부회장, 박기원이사, 정영준 이사, 박성호 엔젤 등 엔젤본부 회원들이 ‘우리가 도와주자’는 의견을 모았다. 이들 덕분에 승우가족은 지난 9월 14일, 대구FC 홈경기가 펼쳐지는 DGB대구은행파크로 초대됐다.

엔젤본부 회원들과 이승우학생 가족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제공=대구FC엔젤클럽)엔젤본부 회원들과 이승우학생 가족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제공=대구FC엔젤클럽)

행사진행을 맡은 엔젤본부 회원들과 이승우 학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대구FC엔젤클럽)행사진행을 맡은 엔젤본부 회원들과 이승우 학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대구FC엔젤클럽)

이날, 꿈에도 그리던 조현우선수 사인볼과 유니폼 등 선물을 한 아름 받아 안은 승우는 눈물을 글썽이며 “제게 이렇게 좋은 선물을 주신 엔젤클럽 여러분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도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엔젤클럽 엄태건 엔젤본부 부회장은 “엔젤클럽이 대구FC의 후원을 넘어 지역사랑을 실천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한다는 점에서 오늘은 매우 의미 있는 날이며, 앞으로도 엔젤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승우는 또 최근 문경시 축구협회로부터, 11월 9일에 있을 ‘문경시협회장기 풋살대회’에서 시축을 해달라는 초대를 받았다.

승우엄마 곽미자씨는 “승우는 아픔을 겪으면서 더 많은 것을 얻었다. 아픔을 잘 이겨낸 승우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준 엔젤클럽의 선행이 널리 알려져 더 많은 엔젤들이 더 넓은 세상의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며, “승우가 축구를 좋아한 건 정말 승우인생의 ‘신의 한 수’”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승우엄마는 또 “다리가 아파 축구를 할 수 없었던 승우는 바이올린을 배우고 수영을 배우고 소프트웨어를 익히고, 독서프로그램에서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독서록을 써가면서 다리가 아프지 않았으면 몰랐을 다른 세계를 경험하며 이 시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보조기를 하고 다니면서 장애우에 대한 아름다운 시선과 배려도 저절로 생겨나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곽씨는 “장애우에게 제발 특별한 시선을 보내지 말 것, 아픈 건 몸에서 끝내고 마음까지 다치게 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대구 홍성철 기자 newswaydg@naver.com


뉴스웨이 강정영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