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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서울, 사옥은 지방···건설업체 ‘두 집 살림’

사업은 서울, 사옥은 지방···건설업체 ‘두 집 살림’

등록 2019.09.24 09:38

수정 2019.09.24 14:30

김성배

  기자

회사 모태나 뿌리 둔 지역에 주소지 남겨해당 지자체·주민 반대에 발목잡힌 사례도호반은 지자체에 덜미···한화, 모태 시흥에

사업은 서울, 사옥은 지방···건설업체 ‘두 집 살림’ 기사의 사진

대우건설 금호산업 등 대형건설들의 사옥 이전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핵심 본부를 포함한 사옥도 서울 수도권에 있으면서도 본사 소재지를 지방에 두는 대형건설 사례가 적지 않아 관심사로 떠올랐다.

회사를 진두지휘하는 CEO도 지방이 아닌 서울로 출퇴근하는게 대부분이다. 지방에 주소지(법인등기부등본)를 둔 명목상 본사가 유명무실하게 되는 셈.

그룹이나 회사 창립의 모태나 뿌리를 둔 지역에 주소지를 남겨둔다는 의미를 담기도 한다. 자식이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고향을 본적으로 활용하는 의미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택이나 개발 사업 등 주력 사업과의 연계부터 법인세를 받는 지방국세청과 법인소득세를 받는 관할도청의 반대를 비롯해 상권에 민감한 해당 시민들의 반기로 발목을 잡힌 사례도 적지 않다.

올해 10대 건설 반열에 오른 호반건설은 가장 대표적인 회사다. 김상열 회장이 호반건설 창업 당시 본사 소재지인 전남 화순군 화순읍 오성로 537에 등기부등본 주소지를 두고 있다.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한 만큼 호반건설 본사 이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지자체들의 반대가 불보듯한 탓에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화순군은 김상열 회장의 매형인 이영웅 회장이 운영하는 영진산업개발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수적인 의미도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호반건설 본사 터는 화순 자체가 무등산 기운을 받는 가운데 주산(서당산)이 뒷배경이 되어주며 좌우의 호종사인 용호가 터를 감싸는 형상. 한마디로 사업을 순탄하게 만드는 길지다.

한화건설 본사 소재지는 경기도 시흥시 대은로 81(대야동)이다. 그러나 개발사업부를 포함한 일부 부서만 본사에 남아있고, 핵심부서인 토목환경사업본부, 건축사업본부, 플랜트사업본부 등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24에 위치한 전경련회관 8~16층에 자리하고 있다.

여의도 전경련 회관이 사실상 본사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지난 1967년 설립한 모태기업인 태평양건설이 시흥시에 있었고 이후 개발사업 등 주요사업들의 진행 편의를 위해 본사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올 연말 서울 사옥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지난 1988년 자신들이 시공한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장교동 빌딩 리모델링 공사로 여의도로 이사를 한 이후 5년만이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핵심 본사가 서울에 있으면서도 소재지를 서울 타 계열사에 두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 소재지는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5길 123번지다.

이 곳은 향군회관 빌딩으로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본사로 쓰고 있는 건물이다. 그러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상일동(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 주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는 삼성그룹의 뿌리가 삼성상회의 역사를 이어온 상사이기 때문. 삼성물산에서 상사보다 건설이 더 많은 매출과 영억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모태 주소지를 건설 본사 주소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분당에서 2008년 강남역 삼성타운을 거쳐 지난 2016년 판교로 이전했고, 다시 지난해 서울 강동구 상일동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건설업계에서 1위이면서도 가장 많은 사옥 이전이라는 이력을 갖게 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그룹사에 소속된 사례가 많다보니 사옥 이전이 본사 주소지가 오너들의 거버넌스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기업하는 입장에서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보이지 않는 압력도 신경 안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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