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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9-11-07 17:06

수정 :
2019-11-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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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 후폭풍]성공신화에 금 간 유준원…‘금융제국’의 꿈 멀어지나

‘주가조작·검찰유착’ 꼬리표 붙어
MBC에 소송 걸었지만 의혹 확산
텍셀네트컴 인수로 ‘슈퍼개미 등극
친인척 중심 폐쇄적인 경영 논란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의 성공신화에 금이 가고 있다. 그의 성공 배경에 ‘주가조작’과 ‘검찰유착’ 등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에 이어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금융제국’을 향해 가던 그의 꿈도 조금씩 멀어지는 분위기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상인그룹과 유준원 상상인 대표는 지난달 29일 방송된 MBC ‘PD수첩’ 보도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상상인그룹과 유 대표는 PD수첩 방송 내용을 모두 반박했다.

앞서 PD수첩은 ‘검사범죄 2부-검사와 금융재벌’ 편에서 유 대표와 관련해 ▲스포츠서울 주가조작에 관여하고 ▲검찰 출신 전관변호사 박모씨와 김형준 검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고 ▲골든브릿지증권 인수 과정에서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고 ▲조국 전 법무장관의 5촌 조카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상상인그룹과 유 대표 측은 지난 6일 관련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후폭풍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금융그룹 경영도 불가능해진다.

1974년생인 유 대표는 ‘슈퍼개미’로 유명하지만 상상인그룹에서의 경영성과 외에는 알려진 부분이 거의 없다. 그가 슈퍼개미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코스닥 상장사였던 씨티엘과 텍셀네트컴을 잇따라 인수하면서부터다. 두 회사를 인수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약 2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비용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유 대표는 텍셀네트컴과 씨티엘을 바탕으로 그룹을 일궈나가기 시작했다. 사명이 상상인으로 바뀐 텍셀네트컴은 그룹의 캐쉬카우이자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2011년 말 매각된 씨티엘은 80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두면서 그룹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사진=MBC PD수첩 캡쳐

이후 유 대표는 금융업으로 발을 넓히기 시작했다. 2012년 충남 천안에 본점을 둔 세종저축은행(現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했고, 2016년에는 경기 분당에 본점을 둔 공평저축은행(現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사들였다. 유 대표는 이들 저축은행을 활용해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한 뒤 반대매매로 회수에 나서면서 ‘코스닥 하이에나’로 불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상상인그룹은 상상인선박기계(조선기자재 제작 판매), 상상인그룹(RMS 운영 및 주식대출 모집), 상상인플러스(RMS 운영 및 주식대출 모집), 상상인인더스트리(특수 목적용 기계 제조업) 등 국내외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골든브릿지증권(현 상상인증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종합금융그룹을 꿈꾸고 있다.

상상인그룹의 성장과 함께 유 대표도 한국 주식 부자 106위에 오를 정도로 막대한 부를 일궜다. 2009년 200억원이라는 거액을 마련해 코스닥 상장사 2곳을 인수하고 혜성처럼 등장한 유 대표가 10년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거부가 된 셈이다. 그러나 유 대표는 여전히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노출을 꺼린다. 상상인 사업보고서에도 그의 약력은 씨티엘 대표이사,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이사뿐이다. 또한 상상인을 인수하기 전 데모라인 이사, 리피씨엔아이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는 정도가 알려졌다.

그가 상상인을 인수하게 된 것은 장인인 김춘수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 대표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상상인 최대주주가 됐는데 당시 상상인의 유상증자 이유가 멀티비츠이미지라는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였다. 멀티비츠이미지는 김씨가 대표를 맡고 있던 멀티비츠미디어의 모회사였다. 이후 멀티비츠미디어는 사명을 제이에스앤에스로 바꿨다. 제이에스앤에스는 현재 상상인 지분 2.06%를 보유하고 있다. 김씨의 딸로 알려진 김수경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대표다.

이후 상상인 회사 경영은 친인척을 중심으로 폐쇄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가 상상인을 인수한 뒤 김씨가 대표이사를 맡았고 3년전부터 유 대표가 대신하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이사회 구성원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인데 사내이사 2명이 유 대표와 김씨다. 유 대표는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일반주주를 대신해 사측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도 유명무실이다. 상상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열린 27번의 이사회에서 엄태호 사외이사는 단 한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엄태호 사외이사는 지난해 열린 52번의 이사회에서는 단 2번 출석했다. 지난 2017년에도 출석률이 0%다. 2017년 이전 사업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출석사항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출석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현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인 엄태호 사외이사는 유 대표와 연세대 동문으로 유 대표가 상상인을 인수한 이후 10년째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유 대표는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하기도 했다. 상상인은 엄태호 사외이사의 선임배경에 대해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교수로서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유해 이사회에서 발의된 주요 사항에 대해 전문적인 자문을 통해 회사의 경영전반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MBC PD수첩 캡쳐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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